“마스크 재고 등 쉽게 알아보게”
“마스크 재고 등 쉽게 알아보게”
  • 이아람
  • 승인 2020.07.01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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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본산’ 대구·경북 주역들-◇웨어마스크 운영 진태양 씨
지도·목록 동시에 볼 수 있어
상업광고 제의도 모두 거절
수익 나지만 사용자는 불편
공적 데이터 개방 필요 공감
‘시빅해커’ 요구 정부서 수용
정부와 함께 시스템 개발 ‘꿈’
진태양
진태양(23·영남이공대 컴퓨터정보과)씨가 지역 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운영했던 공적마스크 재고현황 웹사이트 ‘웨어마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앞서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궁금한 정보들이 흩어져있어 찾기 불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누구나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했죠.”

올해 초 대구지역 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진태양(23·영남이공대 컴퓨터정보과)씨는 공적마스크 재고현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웹사이트 ‘웨어마스크’를 운영해 지역민에게 신속한 정보를 제공했다.

웨어마스크 개시 첫날인 지난 3월 11일. 사이트 일 평균 방문객 수는 50만~60만 명 가량으로 누리꾼의 폭발적인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접속 인원만 10만 명에 달한다.

진씨는 여러 기업에서 상업광고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모두 거절하고 자비로만 사이트를 운영했다.

그는 “광고를 달면 운영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어 좋겠지만, 사용자는 불편해진다”며 “또 마스크와 전혀 상관없는 광고들로 사이트 성격이 변질될 수 있어 거절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진씨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하 NIA)과 네이버에서 코로나19 관련 서비스 개발자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통한 도움은 받았다고 밝혔다. 아마존 한국지부에서도 1천500달러 상당의 운영 지원을 받아 큰 어려움 없이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

당시 공적마스크 재고현황을 알려주는 앱과 사이트는 많았다. 그럼에도 웨어마스크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지도와 목록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과, 디지털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어르신 방문객을 위해 글씨 크기를 키울 수 있게 조정한 점 등이다.

웨어마스크 운영 당시 누리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피드백도 활발했다.

약국 밀집지역의 경우 정확한 약국 위치 식별이 어렵다는 지적이 생겨난 것. 웨어마스크는 곧바로 마스크 재고가 많은 곳과 품절된 곳을 각각 필터링해 방문객이 손 쉽게 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개선했다.

진씨는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는데, 실제 누리꾼을 상대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며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프로그램도 피드백이 있었고, 서버가 다운이 됐을 때의 신속한 대처 등 실제가 아니었다면 배우지 못했을 경험을 이번 운영을 계기로 습득했다. 스스로에게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대표 공적마스크 관련 웹사이트가 탄생한 계기는 코로나19에 앞서 대구지역을 휩쓴 메르스였다.

메르스가 한참 유행했던 2015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진씨는 언론 매체를 통한 일방적인 정보 습득에 갈증을 느꼈다. 이때 개인적으로 관련 자료를 탐색하고 학습했으나 데이터 시스템의 부재에 따른 불편함은 컸다.

이로부터 5년 뒤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빅해킹 커뮤니티 '코드포코리아'를 통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메르스때 실현하지 못했던 꿈을 구체화했다.

해당 그룹에는 진씨와 같은 학생을 비롯, 기업 대표, 사회활동가 등 다양한 구성원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30명 남짓했던 모임 구성원은 코로나19로 공적데이터 개방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면서 200명으로 불어났다.

모여진 이들은 정부를 향해 “공적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공유해달라”며 한 목소리를 냈고, 정부는 이를 기꺼이 수용했다. 이것이 ‘시빅해커(시민개발자)’로부터의 공적데이터 공유 요청의 시초다.

진씨는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향후 NIA 등 공공기관과 연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정부와 같이 개발해나가는 일을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장 큰 목표는 기존 정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간소화해, 개발자가 아닌 시민들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향후 시빅해커로써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수많은 빅데이터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해 뚜렷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싶다”고 의견을 냈다.

이처럼 또래답지 않은 생각의 깊이를 가진 진씨의 성장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진씨는 월서중(대구 달서구) 재학 중 교내 도서관 컴퓨터 코너에서 프로그램 관련 서적을 보고 처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업으로 삼기위해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뚜렷한 목표 설정으로 성적 상위 10%까지 진입하는 등 공부에 재미도 붙였다. 이후 대구달서공업고에 진학한 뒤 지역 내 소규모 프로그램 업체에 취직했다.

하지만 이때 고졸 이력에 따른 이직 선택의 폭이 좁다고 느끼고, 학문적 지식에 대해 갈망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영남이공대에 수시 진학한 것.

진씨는 본인과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에게 “명확한 목표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또 이를 실현할 때의 리스크를 감안해 탐색과정에서부터 꼼꼼히 세부적인 내용을 설계하고, 학습은 필수적으로 병행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진씨는 7~8월께 시빅해커와 NIA 등이 코로나19 당시 활약했던 내용을 모아 백서로 만들 계획이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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