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의 법칙
‘단짠단짠’의 법칙
  • 승인 2020.07.0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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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미식가들이 말하길 ‘단짠 단짠’음식이 진리라고 입 모아 말한다. ‘단짠 단짠’음식은 단맛과 짠맛이 함께 나는 음식을 이야기한다. 그런 단짠 음식을 맛있다고 입 모아 말하는 이유는 단 맛과 짠맛이 한데 어우러져 맛을 서로의 맛을 더 풍성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단짠단짠의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소떡소떡’(소세지와 떡을 꼬지로 만든 간식거리)이다. ‘소떡소떡’은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코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간식거리다. 그 음식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개그우먼 이영자씨 때문이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그녀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들러 ‘소떡 소떡’이라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입안에 군침을 돌게 했던 적이 있었다. TV에서 보여지는 이영자의 먹는 모습이 너무 맛있어 보여 사람들이 그 영상을 인터넷에서 서로 공유를 하고 찾아보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 후 소떡소떡은 너도 나도 휴게소에 가게 되면 찾게 되는 국민간식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 삶에도 이런‘단짠단짠’의 법칙을 적용해보자. 돌아보면 단짠단짠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먼저 오르막과 내리막이다. 삶에는 짠 음식처럼 힘들게 올라야 하는 오르막도 있고, 단 음식처럼 쉬면서 편히 내려가는 내리막도 있다. 이 둘의 조합으로 우리 삶은 더 풍성해진다. 그런데 둘 중 하나의 삶만 있다면 우리 삶은 어땠을까? 가령 우리 삶에 오르막길만 존재한다면 인생이 너무 힘들지 않았을까. 오르고 또 오르고 아무리 올라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길만 존재한다고 상상해 보자.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하고 막히지 않는가? 그렇다면 반대로 내리막길만 있었다면 과연 우리는 행복했을까? 그것 역시 상상해 보니 너무 지루하고 시시할 것만 같다. 적당히 숨이 차는 순간도 있고, 그늘 밑에서 바람맞으며 편히 휴식하는 순간도 있는 것이 좋지 않은가? 그래야 삶에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일하지 않고 매일 쉬기만 한다고 행복할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만큼 괴로운 일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직장에서 직원이 잘못하게 되면 징계로 벌을 주게 된다. 이때 잘못을 한 직원에게 징계의 의미로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의자에만 앉아서 대기만 하라고 명령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경험을 해본 사람이거나, 혹은 그걸 옆에서 지켜본 사람은 아무 일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고 있다. 직장을 잃고 할 일 없이 백수처럼 지내본 사람은 일하지 않고 그냥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무료하고 힘든지를 잘 알고 있다. 휴식이란 것은 열심히 일하고 난 뒤에 찾아와야 제대로 된 휴식이 된다.

우리 몸에 근력이 생기는 원리도 단짠단짠의 법칙이 적용된다. 긴장과 이완, 이 둘의 반복이 바로 운동이다. 힘을 주어서 몸에 긴장 상태를 만들고, 그리고 힘을 풀고 이완 상태를 만들어 주면서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근육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운동의 대가로 우리는 건강을 보상으로 받고, 멋진 보디라인으로 보상받는다. 쉬지 않고 죽자 살자 운동만 한다고 좋을 리 없고, 운동은 하지 않고 쉼의 보상만 받으려고 하는 것도 운동에는 효과가 없다.

자녀 양육에도 이런 단짠단짠의 법칙이 존재한다. 부모와 조부모의 적절한 균형의 양육이 그것이다. 부모는 아무래도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자녀들에게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녀들에게 필요 이상의 잔소리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부모는 자녀를 한 번 키워보고, 많은 세상의 경험과 세월의 연륜을 통해 자녀를 바라볼 때 여유로움이 있다. 잔소리보다는 이해하고 포용하는 사랑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부모의 쓴소리가 채찍과 같은 짠 음식에 비유된다면 조부모의 너그러움은 당근과 같은 단 음식에 해당하는 것이다. 너무 채찍만 휘두르는 것도, 너무 당근만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제공되면 자녀들의 정서 성장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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