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대구 동구의회 ‘부산 연수’
코로나 시국에…대구 동구의회 ‘부산 연수’
  • 박용규
  • 승인 2020.07.0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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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호 의장 등 의원 14명 참여
2박 3일 일정 비용 910만원 지출
연수비 전액 시민 혈세로 마련
시민들 “지금 어디 갈 상황이냐”
해외연수비 반납도 미온적 눈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구 동구의회 의원들이 단체로 타 지역에 연수를 떠나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동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오세호 의장을 포함한 14명의 의원들이 부산시로 교육 연수를 떠났다. 일정은 오늘(3일) 오전까지 2박 3일 일정이다.

해당 연수는 의회가 주관한 것은 아니며, 한국지방자치학술연구원이 주관해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전국 지방의회 의원 대상 합동 연수의 일환이다.

문제는 광주시가 확진자 수 폭증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전환하는 등 전국에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 내의 의회가 다른 지역으로 떠난 것이다.

연수비는 1인당 65만 원씩 총 910만 원으로 전액 의회 예산에서 마련됐다. 예산의 대부분이 주민 세금으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사용돼야 할 돈의 일부가 쓰였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다른 7개 구·군 의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신임 의장 선출 선거 준비 등의 이유로 국내연수 계획이 아직까지 없다. 개인적으로 신청해 갈 수 있는 교육들도 일부 의원들이 간 것 말고는 단체로 떠난 적은 없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코로나 2차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집행부가 제대로 하는지 점검해야 할 타이밍이고 주민들을 위해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번 연수가 포스트 코로나 사회 및 경제적 대응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동구 주민 A 씨도 “교육을 받으러 간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 상황이 감염 위험 때문에 단체로 어딘가를 갈 상황이 아니라서 시민으로선 아쉬운 처사라고 본다”고 했다.

동구의회는 지금까지 의회 내에서 개인적으로 교육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만 단체로 연수를 가게 됐다는 입장이다. 의회 관계자는 “주관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신청을 해서 가는 건데 이번에 신청 인원이 좀 많았다”며 “의회 내부에서 계획한 교육들은 다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동구의회는 앞서도 해외연수비 반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다른 의회들과 대조적이었다. 사실상 불가능한 해외연수 관련 예산을 반납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 재정사업 등에 편성하자는 취지에 동참하지 않은 것이다.

대구의 다른 5개 구·군의회는 이미 해외연수비 반납을 마쳤고, 중구의회와 수성구의회는 하반기 원구성 후 반납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동구의회는 회계연도가 남은 데다 어차피 쓰지 않을 예산은 연말에 반납되며, 의원 개인적으로 기부를 한다는 등의 입장이다.

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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