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 한국 드라마 실시간 모니터링하나?
북한 당국, 한국 드라마 실시간 모니터링하나?
  • 승인 2020.07.0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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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출사표’·‘사랑의 불시착’ 등에 발 빠른 논평
남한 드라마가 북한 선전매체 입방아에 오른다. 북한을 소재로 한 작품이면 그럴 만도 한데, 북한과 상관없는 작품에도 실시간 논평을 낸다. “욕하면서 본다”는 공식이 북녘에서도 통하는 것일까.

북한이 최근 주목한 드라마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다. 드라마 속 가상의 정당 ‘애국보수당’ 소속 인물은 악(惡)으로, ‘다같이진보당’ 소속 인물은 선(善)으로 묘사된다. 현실 정치를 연상시키는 당명 탓에 지난 1일 첫 방송 전부터 정치 편향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이 앞다퉈 논평을 쏟아냈다. 북한을 다룬 콘텐츠가 아닌데도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먼저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30일 “어제는 총선 참패라는 민심의 몽둥이를 얻어맞고 오늘은 TV 연속극의 도적놈으로 놀림받는 것은 죄악을 덧쌓아온 미래통합당에 내려진 또 하나의 징벌”이라고 비아냥대며 드라마를 고리로 미래통합당을 공격했다.

이어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와 ‘통일의 메아리’가 지난 1일 ‘출사표’를 예로 들며 남한 보수세력을 거듭 비난했다.

북한은 올해 초에도 남한의 TV 드라마와 영화들에 발 빠르게 반응을 내놨다.

특히 tvN ‘사랑의 불시착’과 영화 ‘백두산’은 북한의 심기를 단단히 건드렸다. 손예진-현빈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이 북한을 남한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곳으로 묘사했고,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로 한반도가 쑥대밭이 되는 장면을 그렸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3월 논평에서 “완전한 왜곡과 날조로 우리의 밝은 현실을 극악하게 모독한 영화와 극들을 만들어 버젓이 유포시키고 있는 남조선 당국과 해당 제작사들은 동족을 악랄하게 모해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반응은 북한 당국이 남한 콘텐츠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음을 방증한다.

대외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대남 심리전을 펼치고, 대내적으로는 주민들의 사상 이완을 부를 수 있는 콘텐츠 유포를 단속하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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