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한달에 10일 이상 폭행 당해”
“故 최숙현 한달에 10일 이상 폭행 당해”
  • 정은빈
  • 승인 2020.07.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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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선수들, 국회서 증언
“주장이 정신병자라며 이간질
사비 80~100만원 입금 요구”
처벌 1순위로 주장선수 지목
팀닥터 성추행 의혹 제기도
최숙현선수사망사건진상조사촉구
체육시민연대, 인권과 스포츠 등 스포츠ㆍ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의 동료선수들이 추가 피해를 증언하고 나섰다. 최 선수 가해자로 언급된 감독과 선수 2명은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선수생활을 한 선수 2명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 선수가 가혹행위 가해자로 지목한 해당 팀 감독과 팀 닥터, 주장선수에 대해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선수는 지난 2월 이들 3명과 선수 1명을 더해 4명을 폭행 등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A선수는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이 당연시됐다. 경주시청 선수시절 동안 1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폭언 속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지냈다”고 밝혔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해 3월 복숭아를 먹었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 닥터가 술을 마시는 자리 불려가 맞았는데, 이미 숙현이는 맞으면서 울면서 빌고 있었다”며 “부모님과의 회식 자리에서 감독님이 아버지에게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했고 어머니에게는 ‘뒤집어엎는다’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A선수는 또 “감독한테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국제대회를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80만~100만원의 사비를 주장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하도록 요구했다”면서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B선수는 “모든 피해자는 처벌 1순위로 주장선수를 지목하고 있다. 팀 최고참인 주장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해 따돌리고 폭행, 폭언을 통해 선수를 지옥으로 밀어 넣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 선수 앞에서 저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았다”며 울먹였다.

또 “주장선수는 숙현언니를 정신병자라며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와 가깝게 지내지 못 하도록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면서 “감기몸살에 걸려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훈련하지 않았다고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해 피멍 등 부상을 입어 훈련하는 것도 힘들었다. 팀을 나간다고 말하자 ‘너 팀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리고 그런 적 없다’며 발뺌했다”고 주장했다.

팀 닥터에 대해서는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말했으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다.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면서 “심리치료를 받는 숙현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까지 말했다”고 밝혔다.

B선수는 또 “선수생활 유지의 두려움으로 숙현언니와 함께 용기 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면서 “아직 다른 피해자가 많은 걸로 안다.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모든 운동선수의 인권이 보장되는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규봉 감독과 선수 2명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감독은 여러 의원 질문에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 닥터를 말렸다”면서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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