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창’ 없고 앞뒤좌우 ‘텅텅’… 코로나가 바꾼 콘서트
‘떼창’ 없고 앞뒤좌우 ‘텅텅’… 코로나가 바꾼 콘서트
  • 승인 2020.07.0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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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좌석제 공연, 규모가 적어 수익도 ‘뚝’
“자리는 띄워져 있지만, 그 사이로 여러분의 마음이 채워졌으면 좋겠어요. 침을 튀기면서 노래를 따라부르진 못해도 마스크 아래로 작게 같이 불러봐요.”(키보디스트 잔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라이브 하우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인디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여름 정기 공연 ‘이른 열대야’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개최됐다.

모든 객석은 앞뒤와 좌우 자리를 비운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정부 권고에 따라 관객 간 거리를 1m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해당 공연장은 원래 400명가량이 관람할 수 있는 장소지만, 브로콜리너마저는 약 170석만 오픈해 예매를 진행했다.

공연장 앞에는 ‘방역 존’을 마련해 의료인들이 관객의 체온을 재고 있었다. 대면 접촉을 줄이고자 문진표는 이날 정오까지 온라인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감염자가 다녀갈 경우 동선 확보를 위한 ‘QR코드 체크인’도 했다. 모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이곳에 모인 관객들은 불평 없이 질서를 유지했다.

브로콜리너마저가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1/10’ 등 대표곡으로 두 시간가량 공연하는 동안 마스크를 벗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보통의 콘서트장에서 보던 큰 소리의 ‘떼창’은 없었다. 대신 관객들은 마스크 아래로 노래를 작게 따라 부르거나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겼다.

‘이른 열대야’의 전매특허인 야외 앙코르 공연도 이어졌다. 브로콜리너마저 멤버들이 “안내 지시가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고, 관객들은 이에 따라 천천히 실내 공연장 밖으로 나갔다.

베이시스트 겸 보컬 덕원은 “비록 바깥이지만 양팔 간격을 유지하자”며 모여 있는 관객들이 흩어지도록 독려했다.

브로콜리너마저는 ‘유자차’, ‘보편적인 노래’,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등 앙코르곡을 선보인 뒤 공연을 마무리했다.

가수 이승환도 앞서 이 방식으로 콘서트를 치렀고, 인디밴드 솔루션스와 데이브레이크 등도 거리두기 좌석제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객석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하므로 아티스트가 벌 수 있는 수익도 그만큼 적어진다. 소규모 공연을 주로 하는 데다, 자본금이 많지 않은 인디뮤지션의 경우 거리두기 좌석제로 공연을 하기란 쉽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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