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
정치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
  • 승인 2020.07.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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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정책실장
경제학박사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 무엇일까? 라는 우스게스러운 질문이 있다. 먼저 의사가 등장해 자신들이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 했다. 왜냐하면 아담의 갈비뼈를 이용하여 이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건축가가 등장하여 반박했다. 천지를 창조하려면 반드시 설계도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더 오래된 직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어떤 사람이 나타나 천지창조 이전의 세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라고 물었다. 천지창조 이전의 세상은 아마 카오스(혼돈)이다. 이러한 카오스 상태를 만든 사람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인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정치 혹은 정치인이라고 하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켜 혼돈상태를 만든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인을 만나보면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하고 있고 또한 자신들이 활동하던 분야에서 깔끔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언론에는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고 희극적인 모습으로 비쳐진다. 특히 국민이 뽑아준 정치인이 공공의 이익 보다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유권자인 국민들은 정치인에게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며, 이것은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는데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정치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서양에서 정치(politics)는 도시 혹은 국가를 의미하는 그리스의 폴리스(polis)에서 나온 것으로 국가에 관한 일 혹은 나랏일을 의미한다. 동양에서 정치(政治)는 고대 중국의 <상서>에 처음 등장한 말로 큰 틀에서 보면 나라를 통치하고 다스리는 일을 의미한다. 결국 정치라는 개념은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모두 '나라에 관한 혹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를 이루고 산다면 정치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며,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면 결코 정치를 외면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정치 혹은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이미지는 정치인 개인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치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활동을 말한다. 유권자인 국민의 정치 참여는 선거에서의 투표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를 통한 사회 참여, 언론활동, 주민예산 참여 등 많은 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정치는 공익을 위해서도 중요하고, 정치인이 하는 일이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에 보내는 시선이 냉소적이라고 한다면 유권자인 국민은 자신들이 뽑은 정치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지역의 현안은 누가 풀어나갈 수 있나? 결국 정치인이 법률제정과 제도 개선 그리고 시민운동가와 시민의 활동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결국 지역 정치인에 대한 냉소와 시민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는 지역사회를 더욱 낙후시킬 것이므로 지역 사회에서 뽑은 정치인에 대해서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줄 필요성은 있다.

그동안 지역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한 경험이 있다. 권영진 시장은 시장 취임 후 대규모 타운미팅 방식으로 열리는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풀어나갔으며, 그 중하나가 시민의 날 변경이다. 그동안 대구시민의 날은 대구직할시로 승격된 1981년 7월 1일로부터 100일째는 되는 10월 8일이었지만 대구 정체성과 연관성이 적은데다 역사적 상징서 마저도 희박하다는 여론으로 시민 선호도가 가장 높은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인 2월21일을 시민의 날로 변경하였다. 또한 지난 해는 대구시 신청사추진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신청사 후보지 신청 및 선정 기준 등 시청사 이전 전반에 걸쳐 의결권을 부여했으며, 공론화위원회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신청사 부지를 선정한 경험도 있다.

중앙 정치가 승자독식으로 파행을 걷는 동안 미래통합당 소속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번 4·15 총선에서 낙선한 홍의락 전 의원에게 경제부시장을 파격 제안해 승낙받음으로써 협치의 길로 들어섰다. 협치의 성공 모델이 경제 활력을 넘어, 그동안 훼손된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현안이 대구공항통합이전과 대구경북행정통합이라는 큰 난제를 안고 있으며, 대구경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풀어나가야 한다. 이렇듯 우리는 공동체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 사회 속에서 협력해서 살아가려면 반드시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는 국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타인과 얽혀있다면 정치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치인에 비판도 중요하지만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정치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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