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 회복 기대에도
대구공항 재개일정 기약없어
검역소 직원, 인천공항 파견
대구선 입국자 검역 불가능
세계 각국이 서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았던 빗장을 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도 국제선 운항 재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대구공항으로선 ‘먼 나라’ 얘기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세계 14개국의 EU 입국을 지난 1일부터 허용했다. 이어 프랑스는 EU 이사회의 권고로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문이 서서히 열릴 조짐을 보이자 국내 항공사도 국제선 운항 재개를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운항 중단 4개월 만에 오는 22일부터 인천∼호찌민, 인천∼홍콩 2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향후에도 해외 교민, 출장, 유학생 등 상용 수요가 있는 노선을 중심으로 정기편 운항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구공항은 국제선 운항 재개가 기약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이미 4개월 넘게 운항이 막혀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길어질지 미지수다.
현재 국내 입국자들은 2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가는데 검역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인천국제공항에 일원화돼 있다.
이 때문에 대구공항 검역소의 직원들이 대부분 인천공항으로 파견을 가 해외 입국자 검역 시행이 불가능해 국제선을 재개할 수가 없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려면) 상대 국가의 입국제한 조치 해제와 함께 검역 단계를 위한 인천공항 일원화도 풀려야 한다”며 “현재로선 언제 띄울 수 있을지 우리도 항공사들도 기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이 빗장을 풀면서 유럽 여행을 기약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회원 수 200만 명이 넘는 한 유럽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르투갈, 리스본, 남프랑스, 암스테르담 등 7, 8월 유럽 여행에 동행할 사람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한 회원은 “갈 수 있는 분위기와 조건이 조성된다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하지만 세간의 중론은 아직 해외여행은 시기 상조라는 것이다. 대학생 박한맥(28·경북 칠곡)씨는 “개인적으로 간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아직은 조금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해외에서 확진자가 더 많으니 혹시 감염될지 모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8일 오전 코로나19 정부 회의에서 “유럽 하늘이 열리는 것은 반갑지만, 전 세계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우려가 크다”며 여행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