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비건, 청와대서 면담…한반도 정세 논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9일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청와대에서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이후에 이뤄진 것이다.

서훈 안보실장 취임 이후 첫 만남으로, 두 사람은 무엇보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고 북미·남북 대화의 교착을 푸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물론 미국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측과 대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동시에 남북관계 진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부장관은 전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한국 정부가 북한과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의 문재인 대통령 예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초부터 문 대통령과 비건 부장관의 만남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의 이날 청와대 방문 자체가 서훈 실장과의 면담을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으로 떠난다.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에 이은 방일은 ‘11월 대선 전 북미회담’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데다, 대북 실무협상을 책임지는 그의 방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북미외교’의 의지를 드러낸 모양새여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