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지역사회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돌봄’ 지역사회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 승인 2020.07.0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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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대구 북구청소년회관 운영부장
오늘날 ‘학교’는 근대 산업사회로의 이행과 함께 등장한 사회시스템이다. 산업사회에서 학교는 노동자와 그 자녀들에 대한 교육과 돌봄기능을 수행하며 발전해 왔다. 산업화와 더불어 우리사회 학교 또한 교육입국을 통한 발전의 주체이자 돌봄기능을 수행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라 학교의 핵심적인 기능들은 다소 변모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일상의 삶과 공동체, 문화, 산업은 물론 전반적인 영역에서 비대면 교육을 가속화 하고 있다.

실제로 사상 초유의 장기간 휴교와 온라인 개학은 그동안 학교가 우리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비대면 온라인 학습을 하며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진 어린이들을 위시한 청소년들은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하는 등 학부모의 참여나 통제 없이는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맞벌이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 학부모들의 자녀들의 학습결손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학교에 등교하는 절대적 시간이 줄어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진 일부 계층에서는 코로나 시기를 오히려 더 체계적인 사교육을 통한 학력신장의 기회로 삼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는 학력저하를 우려하며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다시 경제활동을 재개해야 하는 학부모는 자녀의 안전한 돌봄에 대해 걱정이 많을 것이다. 특히 자녀가 홀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과몰입하거나 한창 감수성 풍부한 청소년기에 비대면이라는 ‘단절’이 초래하는 심리적인 문제도 학부모들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교육기능의 공백을 초래하게 됐으며, 자연스레 청소년에 대한 교육 뿐만 아니라 돌봄기능에 대한 수요를 발생시켰다.

또한 코로나는 예전처럼 많은 청소년들에 대한 돌봄 기능을 학교에만 의존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의 존재 이전에는 가정과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자녀의 돌봄과 교육을 도맡아 했듯이 이제 지역사회 또한 청소년의 돌봄을 주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 돌봄은 이전보다 좀 더 다른 흐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시간을 보내거나 보호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청소년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육적 관점에서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영위하게 해야 한다.

청소년 수련시설은 2005년부터 청소년돌봄사업인 방과후아카데미를 운영해온 경험과 인적자원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잘 이해하는 지도사가 있는 곳이다. 청소년 수련시설을 중심으로 우리지역만의 돌봄시스템을 학교교육과 연계한다면 대구의 특화된 청소년 돌봄사업이 코로나 이후 뉴노멀로 지칭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코로나 19 감염병을 잘 이겨내고 있는 대구와는 별개로 청소년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제공하던 청소년수련시설은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학교교육의 보조수단이나 대체재의 한계를 넘지 못했던 수련시설은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에서 어떤 새로운 기준으로 청소년과 지역사회에 다가갈것인지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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