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조현병 등 정신 질환
뇌가 보내는 신호 경로에 따라
기억·감정·의식에 영향 미쳐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공로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뇌과학자가 그동안 마음의 문제로만 취급되던 자폐증, 우울증, 양극성 장애, 조현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사실은 고장 난 뇌와 관련이 있다고 밝힌다.
컴퓨터가 입력값을 디지털 언어로 변환해 처리하는 것처럼 우리 뇌는 신경전달물질을 디지털적으로 주고받으며 자극을 처리한다. 디지털 코드가 어떤 전기회로를 따라 전달되는지에 따라 컴퓨터 출력값이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 뇌에 있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보내는 전기신호도 신경 경로에 따라 기억, 감정, 의식으로 달라진다.
저자는 고장 난 뇌를 들여다봄으로써 이 과정을 알아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컴퓨터 부품이 고장 났을 때 그 부품의 기능이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예를 들어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 이해에 결함이 생기고 이마앞겉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도덕적 판단력이 상실되며 뇌의 보상체계에 활성이 줄어들면 중독에 취약해진다.
다시 말해 모든 정신 질환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장애가 있고 인지, 기억, 사회적 상호작용, 창의성 등 우리의 모든 정신 과정에는 그에 대응하는 뇌의 기능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다만 의식에 관해서는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의식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궁극적으로 이해하는 단계에서 이런 상호작용은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