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늘
  • 승인 2020.07.12 21: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영분

창틈으로

밝은 햇빛이 스며든다

기지개로 하루를 연다

꿈결같이 지난 어제는

아스름히 기억너머 사라진다

창문을 열고

심호흡을 한다

엊그제 황량했던 들판

반짝이는 물결 속에

연초록 치마들이 살랑인다

백노들의 우아한 춤사위

앞산 뻐꾸기 노래 맞추어

이 논 저 논 오르내린다

행복이 형상화되어 둥지를 튼다

내일은 내일의 몫이려니

◇靑蘭 왕영분= 월간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상(03),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화문인협회 회원, 다산문학 대상, 한국미소문학 대상, 개인시집 : 참나리 사계를 살다, 햇살 한줌의 행복, 속삭임.

<해설> 오늘도 태양은 지평선 넘어 어둠속의 광활한 우주로 먼 여정을 떠나가고 있다. 그 태양은 한시도 쉬지 않고 온 우주를 가르고 천둥보다 더한 에너지를 뿌려 대며, 그 빛이 닫는 모든 땅과 천지 사이에 새로운 생명체들을 창조해내고 있다. 아름다운 삶이란, 마지막 한계까지 받아들이고 스스로 인정하는 처절한 것이다. 밝은 햇빛이 스며드는 기지개로 황량했던 들판의 추억이 몸을 일으킨다. 색의 언어, 형상의 언어, 할 말이 많이 남은 저 슬픈 몸짓, 그토록 강렬했던 몸의 언어들. 누구나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바라지 말고, 쥐려고 하지 말고, 오면 오고, 가면 갈 것에 연연해하지 말자. 필요한 것은 자연스레 오게 되어 있으니, 물 흐르듯 유유히 부질없는 것들이 흐르게 잡지말자. 세상 모든 일은 지나치지 못할 존재 이유가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초롱꽃이 피었다, 오늘만 날이기 때문이란다. 초롱꽃이 피었다, 알고 보니 내일도 오늘이기 때문에 피었더라. 멋진 풍경에선 굳이 둘이가 아니어도 외로울 틈이 없다. 심호흡으로 눈맞춤 인사하는 아침의 소소함이 참 평화롭고 좋다.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