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막아야” vs “고인 뜻 오래 기억”
“2차 피해 막아야” vs “고인 뜻 오래 기억”
  • 정은빈
  • 승인 2020.07.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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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망’ 반응 엇갈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다음 날 숨진 상태로 발견되자 시민사회단체 반응이 엇갈렸다. 박 시장이 설립을 주도했던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10일 애도를 표한 반면 여성단체는 같은 날 대대적 추모 행사를 반대하는 성명을 연이어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라며 “박 시장은 참여연대 운동의 토대를 굳건히 세우고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 사회의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 참여연대는 고인과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하겠다”고 추도했다.

아름다운재단도 “고 박원순 전 총괄상임이사의 비보에 아름다운재단은 큰 슬픔을 느낀다. 2000년 8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한 고 박원순 이사는 나눔에 척박하던 한국사회에 새로운 기부문화의 장을 열었다”면서 “우리 사회에 고인께서 남기신 나눔의 유산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여성단체는 박 시장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냈다. 박 시장 전직 비서는 지난 8일 그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피고소인 사망에 따른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성명을 내고 “또다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편에 선 우리 사회의 일면에 분노한다. 성폭력 가해에 이용된 권력이 또다시 가해자를 비호하고, 사건의 진상 규명을 막는 것에 분노한다”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가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민우회도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피해자의 용기에 도리어 2차 피해를 가하는 정치권, 언론, 서울시, 그리고 시민사회에 분노한다. 서울시는 진실을 밝혀 또 다른 피해를 막고 피해자와 함께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서울시의 5일간의 대대적인 서울특별시 장, 장례위원 모집, 업적을 기리는 장, 시민조문소 설치를 만류하고 반대한다”며 “피해자를 비난하고 책망하고 피해자를 찾아내는 2차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오늘(10일) 인권담당관에 고 박원순 시장 고소 건과 관련한 가짜뉴스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며 “해당 사진을 온라인이나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로 퍼뜨리거나 관련 내용을 재확산할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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