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성추행…죽음으로 덮을 수 없다”
“4년간 성추행…죽음으로 덮을 수 없다”
  • 정은빈
  • 승인 2020.07.13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원순 고소인측 기자회견
“집무실 침실로 불러 안아달라
음란 문자·속옷만 입은 사진
지속 전송 성적으로 괴롭혀”
전직 비서 “법의 심판 받고
인간적인 사과 받고 싶었다”
기자회견하는박원순고소인변호인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인이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변호인.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이 진행된 13일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다른 부서 발령된 후에도 성추행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참고)

고소인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피해자가 사용했던 핸드폰을 경찰에 임의 제출하기 전에 사적으로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고, 나온 일부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 6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한 자료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에게 ‘즐겁게 일하기 위해 셀카를 찍자’며 신체적 밀접 접촉하고, 무릎의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며 입술을 접촉했다”며 “집무실 안 침실(내실)로 불러 ‘안아 달라’며 신체적 접촉을 했고,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문자, 속옷만 입은 사진을 지속적으로 보내 성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성폭력특례법상 통신 매체 이용 음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13일 온·오프라인상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고,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고소인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고소인은 입장문을 통해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된 수사와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수사를 촉구하고 “다음 주에 이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추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박 시장 영결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열렸다. 영결식을 치룬 서울시청사 8층 다목적홀에는 유족과 시·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 명만 참석했다.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는 고소인 측 기자회견 전 “오늘 박 시장은 이 세상의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하는 중”이라며 “생이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들이 온전히 눈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인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경 한국성폭력연구소장은 “장례 기간에는 저희가 최대한 기다리고, 발인을 마치고 나서 오후에 이렇게 기자분들을 뵙게 된 것”이라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