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지내기
그럭저럭 지내기
  • 승인 2020.07.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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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그럭저럭 지내네
다 덕분이지
크고 작은 회오리야 어찌 없겠는가만
뒤집어지거나 가라앉지 않고
얼추 절반 넘게 건너온 셈이네

그럭저럭 지내기도 쉽지는 않네
질풍처럼 떠올라서 번쩍거리는
그런 일은 애초부터 바라지도 않지만
섭섭하면 섭섭해도 끄덕이는 하루하루
고맙지

늙은 산이 제 치맛자락에 얼굴을 파묻고
보라색 안개로 질척거리는 저녁
공으로 바라보면 눈이 멀 것 같아서
나 지금 묵념으로 다스리는 중이
아무래도 죄를 짓고 있는가 싶네

◇이향아=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오른 후,『별들은 강으로 갔다』등 시집 23권.『불씨』등 16권의 수필집,『창작의 아름다움』등 8권의 문학이론서를 펴냄. 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한국문학상, 아시아기독교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함.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 <문학의 집· 서울> 이사. 호남대학교 명예교수

<해설> 오늘이 없는 내일은 없기에, 현재의 실천을 믿는다.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내일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영원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은 희망을 계속 가지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고, 덜 희망적이 아니라 더 희망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인간사의 본질은 수없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 설령 누군가 허물을 나무라거나 비판하더라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매 순간 주어진 문제에 성실하게 답을 하며 살아간다. 삶의 수많은 문제들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과 기본 이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어떠한 위험이 닥치더라도, 자신을 등불로 삼고 부지런히 정진하며 나아가라는 가르침을 기억하며, 꿋꿋이 해결책을 찾으며 전진한다.? 세상은 더욱 넓어지고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더욱 다양해졌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은 여전히 용납받기 어렵다. 정해진 인생의 경로를 벗어난 사람은 여전히 별종 취급을 받는다. 견문이 좁은 탓에 인생의 정답이 하나 밖에 없다고 믿는 탓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항상 깨달은 자는 지극한 침묵 속에서도 매사에 긍정적이다. 이 세상에 가장 가득한 것이 허공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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