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줄이고 가족경영 늘 것
나라서 폐업 조장하는 수준
직업에 맞게 차등 적용돼야
시급 보다 일자리 보존 우선”
“코로나19로 매출이 격감하는 상황에 인건비 인상이라니요. 일자리 창출은 커녕 가족경영만 늘어날 겁니다.”
대구 수성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40)씨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5%인상된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미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고 운영에 마비가 올 정도다”며 “인건비 줄 여건이 안돼 하루 3~4시간씩 자고 평균 17시간을 일하고 있다. 거의 나라에서 폐업을 조장하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14일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8천720원으로 인상 결정한 것을 두고 반발한 것.
협의회는 편의점 점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대신 자신의 근무 시간이 늘고 있지만 수당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주가 주당 50시간 근무했을 경우 월 평균 수익은 98만9천600원에서 9.38% 감소한 89만6천800원에 불과하다”며 “노동계가 내세우는 실태생계비 218만 원은 고사하고 월 최저임금 182만 원이 오히려 부러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A씨에 따르면 지역 편의점 업계는 고사 상태에 가깝다. 특히 올 초 대구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타지역 대비 두드러진만큼 경기 회복도 더딘 수준이다. 한창 수입이 꺾였을 당시에는 아르바이트생보다 적은 임금에도 만족해야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24시간 운영해야하는 편의점 특성상 점주 마음대로 문을 닫지도 못해 최근 지역 편의점 업계에는 부부가 12시간씩 돌아가며 편의점을 운영하는 곳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변 동종업계 운영 상황을 보면 최근 부부경영이 크게 늘었다”며 “정부 지원금 소비가 끝난 지난달부터 다시 소비가 줄고 있어 본래 2명 쓸 아르바이트생도 1명으로 줄이는 추세다. 내년부터는 우리도 가족 경영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북구에서 동전노래방과 PC방을 운영하는 B(34)씨도 이번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B씨는 “다중이용업소를 영업중인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아직 매출이 약 -70%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올리기 보단 직업에 맞게 차등적용 하는게 현 시점에선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두가 어려워 줄폐업하는 상황에서 130원 인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시급만 올리면 끝나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게하는 정책이 우선이다. 이렇게 가다간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대기업보다 들어가기 힘든 세상이 올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