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가족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 승인 2020.07.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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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BDC 심리연구소 소장
자전거가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전거 페달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전거 페달은 하나의 자전거에 왼쪽, 오른쪽 두 개가 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페달은 동시에 같은 방향, 같은 위치가 될 수 없다. 가령 왼쪽의 페달 하나가 위로 올라가면, 반대 편 오른쪽 페달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오른쪽 페달이 앞으로 가면 왼쪽 페달은 뒤쪽으로 물러나야 한다. 마치 N극과 S극처럼 서로는 만날 수가 없듯이 두 페달은 다른 위치를 가진다. 그렇게 위아래, 앞뒤를 번갈아 가며 페달이 움직이면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간다.

가족도 이런 자전거의 페달과 같다. 페달 하나가 위로 올라갈 때, 다른 하나가 아래로 내려가며 서로 다른 위치가 될 때 앞으로 나아가지듯, 가족도 구성원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다른 위치를 가지며 제 몫을 해내면서 가족은 살아간다. 아빠의 모습과 역할이 다르고, 엄마의 모습과 역할이 다르지만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다. 자녀들 또한 다른 모습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이 서로 하나의 목표를 두고 서로 움직일 때 가족은 제 기능을 한다. 가족의 그런 모습이 자전거의 페달과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가족이란 자전거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자전거가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 페달이 서로 열심히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하듯이, 가족도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들을 잘해주어야 한다. 가족은 크게 보면 하나지만 또 자세히 보면 여러 모양이다. 모두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각자의 위치 또한 모두 다르다. 때로는 아빠의 역할이 크게 필요할 때가 있고, 때로는 엄마의 역할이 크게 필요할 때가 있다. 자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도 있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들은 누가 누구보다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지 않다. 또한 ‘누가 더 잘 났네. 누가 더 못났네’를 얘기할 필요도 없다. 결국 서로 존중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해줄 때 잘 기능할 것이고 가족이란 자전거는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운명 공동체다. 가족은 한 사람이 아프면 한 사람의 아픔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아픔은 가족 모두의 아픔으로 확대가 된다. 그래서 가족 전체가 아픔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가족 중 한 사람의 기쁨은 가족 모두의 기쁨이 되는 것이다. 가족은 하나의 몸처럼 함께 살고 함께 죽는 운명 공동체다.

나아가 가족은 경제 공동체이기도 하다. 가족의 경제는 주 수입원인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만약 아빠가 직장을 다니며 주 수입원이 아빠에게 있다고 했을 때 가족의 경제를 아빠가 혼자 책임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적인 수입은 아빠에게 있을지 모르나 엄마가 가정 안에서 해나가는 가사 노동 또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가정주부의 가사 노동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여느 직장인과 다르지 않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빠도 경제를 책임지고, 엄마도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녀들도 함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해주었기 때문에 부모들이 열심히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자녀들이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아서 경제적 손실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 모두는 가정의 경제를 함께 책임지고 있는 경제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함께 가정의 경제를 위해 노력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

우리 모두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만나 서로 기쁨도 나누고, 아픔도 나누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가족이 잘 기능하도록 모두 자기 몫의 역할도 잘 해내고, 또한 서로를 배려하며, 협력하여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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