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과 교회예배 제한
코로나 방역과 교회예배 제한
  • 승인 2020.07.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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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한 때 대구는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기독교가 융성했다. 코로나19로 온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신천지교회도 대구에서 그 활동이 왕성했다. 여느 교회와 예배형식이 다른 대구의 신천지교회에서 대폭적인 감염자가 나온 후 어떤 측면에서는 교회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다중 복합조직인 기독교와 코로나를 연상하는 오해를 제공했는지도 모른다.

외국입국자가 포함된 숫자지만 지금도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지방에서 하루에 수십 명씩 산발적으로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국내 감염자의 전파 경로를 찾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어 질병관리본부가 고심하고 있지만 국외입국자에 대한 감염관리 대책에 빈틈이 없어야 하겠다. 정부의 방역지침도 있지만 국민 스스로도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생활화되고 있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없다. 코로나19가 국가관리 및 국민들의 삶에 변화를 준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 중에서도 기독교인들의 종교생활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국가를 형성하는 사회체제 중에서 종교조직이 차지하는 범위는 상당하고 우리 헌법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확실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종교자유의 한계가 어느 선까지인지 모를 지경에 와 있다. 정부가 지난 10일 이후로 교회에서 정규예배를 제외한 각종 대면모임 활동과 행사를 전면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 교회수련회, 기도회, 부흥회를 비롯해 구역예배, 성경공부 모임, 성가대 연습 모임 등을 할 수 없게 했다. 심지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말하는 행위도 금지한다고 했다. 교회 내에서 음식을 제공하거나 여러 사람이 모여 단체로 식사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교회 책임자 및 이용자에게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한다. 정부가 무슨 권리로 교회의 종교활동을 제어하는지 모르겠다.

교회는 교회헌법에 따라 교회조직을 운영하지만 국가의 법을 유월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석으로 알고 정부의 정책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말하는 정규예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치가 않다. 주일예배만을 말한다고 하면 종교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다. 교회를 ‘고위험 시설’로 분류하지 않고 방역대응에 필요한 제한조치를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금지내용을 보면 교회체제를 전혀 모르는 관료적 탁상행정이다. 교회예배 가운데 중요한 것은 찬양인데 성가대 운영도 금하고 심지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말하는 행위도 안 된다고 한다. 수도권을 비롯한 몇 군데 교회에서 소수의 집단감염이 있어 나온 대책이라지만 전국의 교회 수가 많다보니 그런 과오가 나온 것인데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지만 정부의 교회에 대한 예배조처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전국의 모든 교회는 정부의 코로나 예방지침 준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대부분 교회는 출입자의 열 체크, 거리 띄우기, 점심 식사를 제공하지 않고 오후 예배까지 드리지 않고 있다. 원어성경연구회, 수도권 개척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데 이어 서울, 경기의 몇몇 교회에서도 감염 확산세가 나타나자 방역당국이 특별 대응 차 내 놓은 정책이 바로 정규 예배만 보라는 것이다. 지방의 어떤 지방자치단체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교회를 ‘고위험 시설’로 지정하고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를 금지했다. 요즘 식당에 가보면 거리두기는커녕 예전 그대로다. 교회의 소모임에 비교할 바 못된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경제활동시설에 대한 통제는 덜 하고 교회활동에 제한을 강조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유독 교회의 소모임만을 감염의 온상인 것처럼 지목한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는 교회의 정규예배 이외 행사금지를 취소해 달라는 청원이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채웠다. 교회는 나름의 교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 마땅하다.

국가가 행정력으로 교회가 드리는 예배를 구분하여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교회의 전면적 활동을 간섭하지 말고 방역지침을 위반하면 처벌하면 될 것이다. 어느 교회든 나라를 위한 기도를 빠뜨리지 않는다. 기독교인들이 교회가 억압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정부가 신경 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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