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측 “시장 기분 좋게…기쁨조 역할 강요”
박원순 피해자측 “시장 기분 좋게…기쁨조 역할 강요”
  • 박용규
  • 승인 2020.07.16 21: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낌새 못 챘다” 주장에 추가 폭로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 잘 나온다
마라톤 열린 주말 새벽 출근 요구
샤워할 때 속옷도 비서가 챙겨”
“승진시 다른 부서 이동 원칙에도
피해 여성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서울시 진상 규명 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서울시 관계자들의 반응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A씨의 지원 단체인 시민단체 한국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은 16일 오후 한국여성의전화 홈페이지를 통해 ‘그분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그분들의 이익이었다’의 입장 전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의 비서들이 평소 각종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한 데는 서울시청 관계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했다.

먼저 시장의 기분이 중요한 사람들에 의해 성희롱, 성차별적 업무를 강요당했다고 토로했다. 입장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들은 시장이 마라톤을 하는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는 이유로 주말 새벽 출근을 요구했다. “시장의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답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비서에게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소위 기쁨조 역할도 암묵적, 명시적으로 시켰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비서실장들은 몰랐다’, ‘서울시에 공식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몰랐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시장실과 비서실은 (생략)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 환경이었다”며 “시장이 시장실에서 샤워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을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줘야 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시장은 시장실 내 내실에서 낮잠을 잤는데 여성 비서가 깨워야 했다”며 “수행비서가 깨우는 게 효율적이지만 ‘여성 비서가 깨워야 시장의 기분이 좋다’며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박 전 시장이 승진을 하면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원칙을 천명했음에도 A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원 단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반기별 인사이동을 요청했으나 서울시 관계자들은 ‘그런 걸 누가 만들었냐’, ‘비서실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피해자의 요청을 만류하거나 불승인했다.

이들은 서울시에서의 피해 제보는 이번 사안만이 아니라며 “원 스트라이크 아웃 이상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의 지속 △적극적 성폭력 문제 해결 △서울시 관계자들의 일방적 코멘트 중단 △사안이 발생한 구조 문제의 분석 등을 요구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