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경영자가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
[배종태 경영칼럼] 경영자가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
  • 승인 2020.07.16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지나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 하에 우선 지금은 이 힘든 시기를 버티고 소나기 피하듯 기다리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조차 한참 후에나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면서, 이제 두 손 놓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 없고 뭔가 버티면서도 구체적으로 변화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는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경영자들이나 소상공인들에게 이러한 절박감이 더 큰 것 같다.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전략적 방향이나 구체적 대안들이 많은 전문기관들에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들이 자원이나 인력·역량을 제대로 갖춘 조직들에겐 도움이 되지만, 자원도 부족하고 시장을 선도하기도 어렵고 새로운 시도에 따른 실패 비용을 감당할 여력조차 별로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적용이 쉽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중소기업에서는 미흡한 여건에서 최고경영층이 이러한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밖에 없고, 위기의 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지속발전을 위한 최고경영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 시대에 특히 최고경영층이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 경영자가 버려야 할 것들

시장과 소득이 축소되고, 효율성 극대화를 기반으로 향유했던 많은 혜택들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또 이러한 상황에 적응해야 할 시기에 사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고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 추구하는 것의 결실이 나올 때까지 버틸 여력이 별로 없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위기의 시기에는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기에 앞서 먼저 버려야 할 것을 버리고 (delete) 핵심적인 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럼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이 질문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보통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불필요한 것,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많은 관행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해야 할 일의 목록(to-do list)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목록(to-stop list)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목록은 실천을 어렵게 한다. 필자는 여기서 경영자가 버려야 할 가장 중요한 5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는 ’지나친 욕심‘이다. 이제 기업의 목적을 이익 극대화가 아닌 이해관계자의 성공을 돕고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성장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경영이 추구하는 것도 최적화(optimization)가 아니라 만족(satisfaction)이다. 이해관계자를 함께 생각하는 적정한 욕심이 지속성장의 비결이다.

둘째는 ’과거 성공에의 안주와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다. 새로운 시도가 없이는 새로운 변화나 더 가치 있는 결실은 없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도나 혁신은 늘 저항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최고경영층의 기업가정신과 역량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셋째는 ’생산성을 저하하고 미래 가치를 낮추는 활동‘이다. 비록 어떤 사업 영역이 현재 기업의 존속에는 기여한다 하더라도 생산성이 낮고 경쟁력이 없는 활동들은 결국 버려야 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는 ’타인에 대한 불평과 비판‘이다. 사업 활동은 많은 타인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어떤 잘못된 일의 원인을 따져보면 여러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경우도 많다.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돌리기보다 우선 경영자 자신이 더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주도적으로 ’내 탓이오‘라는 마음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나태‘다. 경영자들은 여러 직업 영역 중에서도 특히 변화가 크고 아주 힘든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소명의식을 가진 경영자들은 결코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을 거치지 않는다. 나태는 경영자들의 역할과 역량을 낭비하는 일이다.



△ 경영자가 지켜야 할 것들

그럼 경영자가 결코 버려지 말아야 할,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도 있다. 첫째는 기업의 ’사명‘이다.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유와 공감은 환경 변화 속에서도 변함없이 견지되어야 한다.

둘째는 ’사회적 책임 의식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이는 기업의 진정성과 나눔의 표출이며, 기업이 지속 성장하는 전제이기도 하다.

셋째는 ’겸손‘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것,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공동체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소중한 덕목이다.

넷째는 ’고객과 사람에 대한 중시‘이다. 이제 고객은 왕을 넘어 신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고객의 니즈와 습관, 언제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 관심을 가지고 철저히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고객의 의견, 댓글 등은 너무나 중요하다.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것, 협력을 유발하는 것도 소중하다.

마지막으로 ’경영자의 지속적 수양과 훈련‘이다. 최고경영층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하고, 수양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훈련하는 것이다. 경영자의 분별력과 실천력은 결국 지식과 훈련에서 나온다. 21세기 스마트 경영자의 모습을 함께 생각해 보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