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티이 아빠
레인티이 아빠
  • 승인 2020.07.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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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리스토리 결혼정보회사 대표·교육학 박사


레인 티이 아빠는 요즘 살 맛이 났다. 복이 넝쿨째 굴러 들어 왔다. 베트남 결혼을 한지 2년째다. 아침마다 밥상을 차려주는 살가운 아내에다 눈이 똘망똘망한 예쁜 딸까지 덤으로 얻었다.

오십대 중반의 그가 전처와 이혼하고 십여년을 혼자 살다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베트남 국제결혼을 택했다. 그는 일을 마치고 빈 집에 들어오기 싫어 혼자 술을 마시며 배회하기도 했다한다.

결혼후 일상의 변화가 왔다. 퇴근후에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온다. 베트남에서 온 열두살 짜리 딸이 수시로 전화를 하며 아빠를 기다린다.

레인티이는 재혼가정에 입양된 중도입국자 자녀다. 한국에 와서 살고 있는 베트남 엄마가 초청한 베트남 아내의 딸이다.

그도 처음엔 레인티이의 입양을 크게 환영하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적응이나 언어 교육비등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내와 입양 문제로 작은 신경전도 벌이고 나와 상의도 많이 했다. 하지만 평생의 동반자인 아내의 간절한 바람을 무시 할 수 없어서 입양을 결정했다.

레인티이는 애교도 많고 영리했다. 한국에 온지 겨우 일 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엄마보다 한국말도 더 잘한다. 역시 언어는 어릴수록 습득능력이 빠른가보다. 성격이 명랑하여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학교생활도 즐거워했다.

레인티이는 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아빠가 일이 없는 날엔 레인티이를 자가용으로 출퇴근 시킨다. 베트남에서 친 아빠의 사랑을 받지못하고 자란 레인티이에게 새 아빠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다.

레인티이 아빠는 “ 사장님 요즘 저는 아내에게는 무조건 져 줍니다. 딸래미 보고 산다 아입니까” 너스레를 떨었다. 레인티이와 함께 살면서 가족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을 알았다.

레인티이의 애교에 하루의 피로가 눈녹듯이 녹는다 했다. 아내도 맞벌이를 하면서 레인티이의 교육비에 보탰다. 레인티이의 입양은 그에게 힘든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다.

최근에 중도 입국자 자녀들이 많이 늘어났다. 베트남에도 젊은 재혼여성들이 한국결혼을 많이 하는 추세다. 여권이 신장되고 이혼이 늘면서 그녀들도 자신의 꿈과 행복을 위해 어린아이들을 두고 재혼한다.

젊은 딸의 미래를 위해 대부분의 친정 부모님들이 손자손녀를 양육하면서 희생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남편은 어린 자녀를 그리워하는 베트남 아내의 마음을 받아준다. 베트남 아내는 남편의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랑과 신뢰는 더 두터워진다.

물론 희생 없는 사랑이 있을 수 있으랴. 언어나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도 있다. 부모의 재혼으로 인해 자녀가 희생양이 될 수 없지 않은가. 중도입국자 자녀들의 문제는 우리가 겪어야 할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적 물질적 정서적 지원도 필요하다. 환경적 요인의 문제가 갖는 의미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며 얻는 치유는 그 무엇에 비유할 수 없는 숭고 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레인티니는 한국이라는 보다나은 환경에서 엄마와 새아빠와 함께 살아서 행복하다.

레인티이 아빠는 예쁘고 총명한 딸을 얻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서 행복하다. 레인티이 아빠는 노후에 효녀 레인티이의 보살핌을 받으며 보람된 인생을 살리라. 레인티이를 입양한 레인티이 아빠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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