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토사구팽 되는 ‘적폐청산의 주역’ 한동훈 검사장
[윤덕우 칼럼] 토사구팽 되는 ‘적폐청산의 주역’ 한동훈 검사장
  • 승인 2020.07.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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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7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식에서 박근혜 정권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다 좌천을 겪었던 윤 총장에게 “그런(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은)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그 때만해도 토사구팽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불과 다섯달 후인 올해 1월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후 법무부가 처음으로 검사장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최대 관심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대검 간부들의 교체여부였다. 아니나 다를까 인사 뚜껑이 열리자 윤석열 사단이 대거 물갈이 됐다. 검찰 일각에서는 ‘유배 수준’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위 의혹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한 윤석열 검찰총장 참모진 대부분이 그 때 인사에서 물을 먹었다. ‘적폐청산’의 주역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이원석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전보조치됐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대검 부장들을 모두 고검차장으로 보내고 박찬호 부장만 제주지검장이 됐다”면서 “고검 차장은 처음 검사장되는 기수들이 가는 자리다.

조국 수사한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은 옷 벗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가 누구였던가? ‘적폐청산’을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등 문재인 정부 탄생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고 수사 결론을 내린 것도 한 검사장이다. ‘사법농단’이라는 이름을 붙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수사하고 구속시키기도 했다. ‘적폐청산’을 국정 동력으로 삼아야 했던 문재인 정부. 그런 공로 탓인지 한 검사장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그해 8월 검찰 최고 엘리트 자리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발탁됐다.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일원이기도 한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되자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동훈 검사장의 별칭은 ‘권력자의 저승사자’인 동시에 ‘대기업 저격수’였다. 그는 2003년 ‘SK 분식회계’수사에서 최태원 회장, 2006년 1천억원대 비자금 수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라며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제 ‘검언유착’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게된데다 법무연수원 대기발령에, 법무부 감찰까지 받는 초라한 처지가 됐다. 완전 토사구팽 신세다.


‘적폐수사’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가장 파격적인 승진을 했던 주인공이었던 만큼 추락의 골도 깊다.

“지금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은,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위원회가 저를 불기소 하라는 결정을 하더라도, 법무장관과 중앙 수사팀이 저를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위원님들께 호소드리는 것은, 지금 이 광풍의 2020년 7월을, 나중에 되돌아 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중 한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 속에 남겨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그래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억울하게 감옥에 가거나, 공직에서 쫓겨나더라도, 끝까지 담담하게 이겨내겠습니다.”

‘적폐청산’을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에 전력을 기울였던 한동훈 검사장이 자신의 표현대로 ‘지금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지난 24일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의혹’ 사건에 대해 압도적인 다수로 ‘수사 중단과 불(不)기소’를 의결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본인에게 닥친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는 기자 질문에 위와 같은 소회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특수통’ 검사로 잘나갔던 그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아이러니 한 상황에 대해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는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 건 ‘조국 일가 수사’를 지휘했던 자신에 대해 현 정부가 보복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한동훈 검사장처럼 토사구팽 될지는 미지수다. ‘적폐수사’로 불명예스럽게 권좌에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금 한동훈 검사장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도 몹시 궁금하다. 마찬가지로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적폐청산’에 대한 한동훈 검사장의 소회도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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