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재단 ‘예술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아트業’ 뜨거운 관심
대구문화재단 ‘예술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아트業’ 뜨거운 관심
  • 황인옥
  • 승인 2020.07.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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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역량 강화 등 실무 중심 강좌 주효
“예술가·기획자 경계 무너지는 시대
각종 공모사업 서류 준비·발표 진땀
예술 외적인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
예술인역량지원강화프로-아트업강의
예술인역량지원강화프로그램-아트업 강의 진행 모습.

“예술가에게 꼭 필요한 예술 외적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너무 만족스러웠다.” (윤보경·서찬영)

대구문화재단 예술인지원센터가 기획한 ‘예술인역량강화프로그램-아트업(業)Ⅰ(이하 아트업Ⅰ)’ 이 중반에 접어든 지난 9일, 여섯 번째 교육과정 ‘PPT의 정석-Part 2’ 강의를 앞두고 대구예술발전소 3층에 마련된 강의실 열기가 뜨거웠다.

수업 시작 전에 벌써 참여자들이 입실을 마쳤고, 참여자 20명은 이석우 강사의 ‘프리젠테이션의 이론과 실습에 관한 강의’를 숨소리조차 줄여가며 집중해 들었다. 강사와 참여자 모두 수업에 대한 결의가 넘쳤다.

이토록 놀라운 몰입도를 이끈 원동력이 무엇인지 참여자 두 명에게 소감을 묻자, 그 중 윤보경과 서찬영이 이구동성으로 “만족스럽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미술작가와 첼로연주자라는 서로 다른 장르에 속한 두 예술인의 아트업 프로그램 만족도는 이견이 없었다.

올해 처음 운영한 아트업은 지역 예술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역 예술인의 일자리 창출 및 안정적인 창작활동 도모를 위한 목적을 두고,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된다. 1차는 지난 6월 12일 시작해 이달 28일 종료됐으며, 2차는 오는 9월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하게 된다.

지난 2개월간 12가지 맞춤형 교육과정이 제공된 1차에는 음악(8), 미술(7), 국악(1), 사진(1), 연극(1), 연예(1), 영화(1) 등 총 20명이 참여했다. 2차는 예술인과 기업·기관(마을)을 매칭해 협업사업으로 진행된다. 2차는 1차 참여자 중 선발된 30%에게 참여자격이 주어지며, 매월 활동비 120만원을 지원하게 된다.

현대의 예술생태계는 예술가 스스로의 활동력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이라는 이중 구조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고정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예술인들의 영속적인 창작활동을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예술인들은 지원사업에 높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간절함과 달리 진입장벽은 높다. 공모에 필요한 구비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예술가에게는 그야말로 난제 중의 난제이며, 자신이 가진 콘텐츠를 제대로 집대성해 내는 것도 쉽지 않다.

윤보경은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은 예술활동을 지속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각종 공모사업은 그 기회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예술인들에게 서류를 작성하고 발표를 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첼리스트 서찬영도 “현대의 예술계는 예술가와 기획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예술가도 기획자로 참여율이 높다”면서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예술 외적인 다양한 능력을 요구 받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예술인역량강화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자들은 만족도는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트업Ⅰ 참여자들은 “강사진도 매우 우수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다. 다시 한 번 듣고 싶은 강의였다”라고 평가하며 특히 “예술인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반영한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은 설문조사에서 ‘강의가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는 질문에 90%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강의 구성이 만족스럽다’는 질문에는 10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가장 만족스러운 강의에 대해서는 ‘기획서, PPT, 포트폴리오 작성법’이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예술적 개입과 예술의 공공성’, ‘대구문화의 이해’가 뒤를 따랐다.

특히 예술인들의 창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좌들도 포함되어 이목을 끌었다. 대구문화 및 지역의 예술공간을 주제로 대구예술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대구문화의 이해’ 강좌가 대표적이다. 이 강좌는 현장답사도 진행하며 참여자들의 대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서찬영은 “서울 중구는 지역 소상공인과 아티스트들이 합작한 거리환경개선 디자인 프로젝트인 ‘을지로 셔터갤러리’를 운영해 일대의 타일, 도기, 공구 상점들의 스토리를 공공미술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며 “이번 강좌를 듣고 서구염색공단이나 서대구산업단지 등 대구의 산업지역에도 이런 공공미술을 기획하면 좋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작업으로 풀어내온 윤보경은 “이번 강좌에서 대구의 문화 인물이나 장소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역사를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을 해 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대구문화재단 예술인지원센터 관계자는 이번 아트업 프로젝트에 대해 “이번 기획은 ‘예술적 개입이 무언지?’, ‘공공성은 무엇인지’, ‘공공의 마인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그 질문을 확장해서 ‘대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까지 확장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공공의 역할을 찾을 때 예술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예술가들이 너무 잘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보람이 컸다”고 밝혔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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