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벌린 팔 : 검찰
대통령의 벌린 팔 : 검찰
  • 승인 2020.07.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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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대구 형사·부동산 전문 변호사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 및 폭행문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사동일체원칙에서 벗어나라’는 연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법무부장관이 고검장을 상대로 수사지휘를 하도록 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안을 보면 너무나 당황스럽다. 많은 부분이 검사 제도의 탄생 배경, 검찰과 정치권의 관계, 헌법 원칙, 형사소송법의 전통적인 연혁 및 이론에서 매우 벗어나는 느낌이 든다.

검찰의 중요성, 헌법에서의 취급을 살펴보면 현재의 논의가 올바른지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과거 수사기관의 각종 인권침해에 대한 반성적인 차원에서 수사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조직체로서 수사기관을 감시 견제하는 기능을 가진 조직체로 탄생한 것이 검찰이다.

헌법 제12조, 제16조에는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오로지 검사만 법원에 영장을 신청할 수 있고, 경찰은 직접 법원에 영장을 신청할 수 없고 검사에게 영장신청을 청구할 밖에 없다.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법률에 정하지 않고 헌법 조문에 별도로 정한 이유는 검사만이 인권에 관한 최후의 보루자임을 헌법 차원에서 선언한 것이고, 검사 단독의 영장신청권은 법률개정으로도 빼앗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헌법 제89조에 검찰총장의 임명은 반드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경찰청장 등에 관하여는 헌법에서 강제하지 않고 있다. 헌법적인 관점에서도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의 중요성은 전혀 다르게 논의되는 부분이다.

추미애 장관이 검사들을 모아 놓고 ‘검사동일체 원칙은 이미 15년 전에 사라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검사동일체 원칙을 깨뜨려라’고 연설하였다. 검사동일체원칙은 ‘전국의 모든 검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밋형의 계층적 조직체를 형성하고 일체불가분의 유기적 통일체로 활동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렇게 움직임으로서 검찰권의 행사가 전국적으로 공정하고 균형 있게 진행되고 통일된 수사망으로 범죄수사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도 추장관은 마치 ‘검사동일체 원칙 = 군대 조직과 같은 검사의 상명하복 관계’로 잘못 이해하여 없어져야 할 조직문화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검사 개개인은 독립된 행정관청으로 ‘수사, 기소’는 상관의 지휘 내용과 달리 처리할 수 있고, 기소 등에 대하여 상관의 명령에 따를 필요가 없으며, 만일 수사검사의 기소의견 등에 대하여 검사장이 볼 때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지는 경우 검사장이 해당 사건 수사검사를 교체할 수 있을 뿐이고 수사검사가 검사장의 수사 지휘에 따를 필요가 없으므로 검사동일체의 원칙과 군사조직의 상명하복과는 전혀 차원을 달리한다.

검찰권의 행사는 정치적 영향력을 벗어나 중립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 법무부장관은 정치인이고 임기가 보장되지 않지만 검찰총장은 비정치인으로 임기가 보장된다. 법무부장관을 통한 대통령의 검찰 장악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고 그 이하 검사에 대한 지휘 감독은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개정권고안과 같이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하여 지휘감독하도록 한다면 결국 정치인인 법무부장관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하여 직접 검사에게 수사지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매우 염려스럽다.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직접 검사장 등을 지휘한다면 결국 검찰은 ‘행정권의 벌린 팔’ 또는 ‘대통령의 시녀(侍女)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은 ‘법무부장관-검찰총장-검사’의 조직 체계이므로 검사가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정상이고 검사가 뭐 그리 잘나 상급자인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따르려고 하지 않느냐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는 검찰제도 및 인권제도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생긴 오해다.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 지휘감독 할 수 없는 현행법 하에서도 법무부장관이 수사 중인 사건을 확정된 범죄사실로 단정하고 검찰청법에 맞지 않게 검찰총장의 의사에 반하여 사실상 수사지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니 만일 법이 개정된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은 너무나 뻔하다. 장래 정권이 바뀌면 더 극심한 정치검찰의 폐해가 발생될 것임이 너무나도 명백하므로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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