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한국판 뉴딜과 저금리
<재테크칼럼> 한국판 뉴딜과 저금리
  • 김주오
  • 승인 2020.08.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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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과장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2018년 노벨상 수상자인 폴 로머(Paul Romer)는 저서인 <기술혁신이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서 국가적 연구개발 투자와 경제성장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의 발달처럼 연구개발로 축적된 기술혁신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14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뉴딜(New Deal, 새로운 합의)이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이다. 대공황 당시 미국 상업은행은 1/3 이상이 도산되었고, 자본주의 파산으로 불리며 세계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은 2차에 걸쳐 연방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진행되었다. 과감한 테네시강 개발사업과 공공사업을 수년에 걸쳐 지속하자 디플레이션 국면에 있던 미국 경제도 살아나기 시작했고, 미국 주가도 뉴딜정책 당시 연평균 10% 이상 올랐다.

한국 경제는 성숙단계에 진입하며 저성장과 양극화가 지속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약 160조원을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성장경로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채택하였다. 디지털화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이며, 그린 산업은 파리기후협약이 이행기에 들어선 상황이라 유럽과 미국 등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정책과 방향성을 같이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본시장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산업 지형의 변화와도 부합한다. 최근 카카오와 기존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역전되는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기존 한국의 산업 체질이 보다 더 빠르게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코로나19 피해가 지속되며 피해 복구에 재정이 집중되고 있다.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한국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규 수요 부양책을 제시했다.

정부가 내놓은 종합계획을 보면 한국의 10년 후를 엿볼 수 있다. 디지털과 친환경으로 국가가 먼저 청사진을 그려준 만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바라며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필자는 한국판 뉴딜과 같은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정책 배경에는 저금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금리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며 돈은 사실상 무료로 풀리고 있다. 제로금리는 투자에서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크게 낮춰주며 투자자들이 기다릴 수 있게 해줬다. 이는 전 세계에 신규기술의 발전 설비가 깔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고, 테슬라와 같은 수많은 기술혁신 기업들이 생겨나게 만들어줬다.

반면에 또 다른 기업의 입장에서 저성장과 저금리는 필연적으로 기업의 생존압박을 높인다. 저금리는 돈을 벌고 쟁여둘 기회의 박탈을 뜻한다. 이는 한국만의 상황도 아니며 선진국이라면 어디든 겪는 불가피한 한계이다. 현시대 자본주의의 추세는 성장이며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매출과 이익이 느는 기업은 더욱 줄어들기 때문에 성장하는 기업은 희소성이 생긴다. 이를 바탕으로 가치평가도 다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국가신용등급이 높고, 양호한 재정과 대외 건전성을 갖추고 있어서 현재 국가가 주도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판 뉴딜은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전환점이다. 단발성 정책이 아닌 중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관련된 새로운 시장과 산업, 새로운 기술과 기업에게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며, 그 성장의 기회에 올라타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주어진다. 변화하고 있는 현시대는 새로운 부의 기회를 포함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이 K-방역과 같이 K-뉴딜로 불리며 전 세계 국가들의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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