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의 뉴트럴(neutral)
회화의 뉴트럴(neutral)
  • 승인 2020.08.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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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애 작품사진

회화(painting)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이고,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이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은 대체로 피하게 된다. 머리가 아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가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회화는 대상을 재현하지 않는다. 재현이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그럴 때 진정한 회화가 되는 것이다.

나는 작품제작을 통해 ‘회화의 뉴트럴(neutral)성’을 추구하고 있다. 뉴트럴이란 중간, 중성, 애매함, 불완전 등의 의미를 지닌다. 나의 작품에서 뉴트럴한 성질을 이루는 부분은 색과 선, 공간의 인식에 있다. 2008년 이래 나는 주로 시아노타이프 기법(Cyanotype; 청사진)을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 작품은 종이에 감광액을 바르고 나서 그 위에 반투명한 종이로 만든 입체작품을 올려놓고, 햇볕에 감광시켜 정착시킨 뒤 물로 씻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제작과정에서 빛에 노출된 부분은 지지체(종이 혹은 천)에 정착되고 입체작품에 가려 빛이 투과되지 못한 부분은 물에 씻겨나간다. 결국 형태(주제)는 지지체 본연의 색인 흰색(비어있음)에 의해 드러나고, 배경(여백)은 감광액(질료덩어리)의 정착에 의해 가시화 된다. 즉, 나의 작품에서 비어있는 부분은 형태가 되고, 차있는 부분은 배경이 된다. 이처럼 시각이 역전된 상태(존재의 부재)로 제시되는 것을 통해서 형과 색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불완전하다는 것, 환언하면 ‘뉴트럴’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나는 회화의 본질을 찾고 있다.

신경애 작가

※신경애는 경북대학교 미술학과, 동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서양화 전공) 석사과정 졸업,일본 나가사키대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미술교육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경북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교욱과정)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일본 오사카 갤러리 하쿠, 봉산문화회관 등 1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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