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제조 원료 ‘질산암모늄’
가연성 물질 닿아 폭발한 듯
레바논, 2주간 비상사태 선포
교민 중 인명피해 아직 없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로 4천1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적신월사(적십자사에 해당)는 5일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4천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레바논 적신월사는 폭발 잔해 아래 희생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레바논 당국은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장기간 적재된 2천750t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질산암모늄은 주로 농업용 비료로 사용되지만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가져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도 쓰인다.
폭발 참사 다음날 아침은 맞은 베이루트는 통곡 속에 수색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마완 아부드 베이루트 시장은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소방관들을 포함해 10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께 폭발이 일어난 베이루트 항구에선 여전히 연기가 나고 있고, 도심 주요 거리에는 폭발 후 잔해와 차량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베이루트 시내 병원에는 실종되거나 부상당한 친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온라인에서도 실종자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레바논은 이날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한편 레바논에 거주 중인 교민들의 인명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레바논 교민 김성국(52)씨는 “베이루트 교민들은 대부분 폭발 소리와 진동을 느꼈다”며 “일부 교민들은 집 천장이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져서 다른 곳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또 “교민 중 일부는 폭발에 놀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파견된 동명부대 280여 명과 국민 140여 명이 체류 중이다.
조혁진기자 jhj171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