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이 이번 전국적 폭우 피해로 새삼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한국형 녹색 뉴딜 사업으로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했다.

미래통합당은 섬진강 등지에서 홍수 피해가 커진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4대강 사업을 반대한 탓이 크다고 책임론을 펴자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수해 피해를 유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은 여당과 제1야당이 국민 안전을 정쟁화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기회에 4대강 사업뿐만 아니라 기상이변에 대응해서 ‘물그릇’을 더 크게 할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섬진강 제방 붕괴와 하천 범람이 이어지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이번 기습폭우에 섬진강 유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섬진강이 포함돼 지류와 지천 정비사업이 지속됐다면 이번 재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집권해서는 적폐로 몰아 보 해체까지 강행했다. 지류와 지천 정비사업도 중단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가 물 흐름을 방해해서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둑이 못 견디게 수압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당이 ‘이명박 정부 때 섬진강도 했으면 물난리를 막았을 것’이라고 하는 등 4대강 예찬론을 다시 끌고 오면서 수해마저 정부 비방 소재로 쓴다”라며 “4대강 예찬론의 낡은 이야기를 반복할 게 아니라 피해 복구를 위해 마음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통합당이 섬진강 등에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번 물난리를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라며 비판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가 실종되면서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까지 여야는 진보와 보수로 대립하며 이제 국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라며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