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세트장서 하루…아름다운 풍경 보며 또 하루
드라마·영화 세트장서 하루…아름다운 풍경 보며 또 하루
  • 전규언
  • 승인 2020.08.10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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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여름 휴가 명소로 뜬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국내 최대 규모
옛길 걷다보면 곳곳이 스크린서 본 곳
고모산성·김용사도 꼭 찾아가 봐야
선유동·용추계곡은 빼어난 경관 자랑
폐역 활용한 카페도 젊은층들에 인기
패러글라이딩·캠핑 즐길 시설도 갖춰
가은오픈세트장1(촬영중)
사극이 촬영 중인 가은오픈 세트장에 관광객들이 몰려있다. 문경시 제공

하계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과 지근거리에 있는 문경이 각광을 받고 있다.

문경은 공중파 방송 등의 각종 여행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소개되면서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실 문경은 꽤 오래 전부터 이미 사극 등의 촬영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 예능 제작팀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문경새재의 고즈늑한 풍광과 잘 보존된 자연환경, 그리고 문경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이제 ‘문경=사극의 고장’이 됐다. 인기 드라마나 영화의 세트장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문경시는 이들 관광객들의 안전과 추억쌓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경의 사극의 세계로 떠나보자.

◇사극의 백미,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가은 오픈세트장’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극 촬영장으로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2000년에 조성됐다.

이 곳은 인기드라마 ‘태조왕건’, ‘대조영’ 등 수많은 사극의 주무대가 됐다.

2007년 ‘대왕세종’세트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선시대 모습으로 새로 건립, 영화·드라마 제작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세트장 내에는 광화문, 교태전, 동궁 등 궁궐 내 건물과 양반집 등 103동, 초가집 22동과 기와집 5동을 합해 총 130동의 세트 건물과 일지매 산채가 있다.

세트장 밖에도 문경새재 옛길을 걷다보면 조령원터, 주막, 교귀정, 문경새재 제2관문 등 사극 어느 장면에서 본 듯한 건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징비록’, ‘육룡이 나르샤’ 등 대하사극과 ‘해를 품은 달’, ‘남한산성’ 등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이 이어졌다.

지난해는 ‘킹덤 시즌2’, ‘왕이 된 남자’, ‘호텔 델루나’ 등이, 올해는 9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청춘기록’ 등이 촬영됐다.

문경새재 길을 걷고 싶은데, 동행한 반려동물 때문에 고민한다면 걱정할 것 없다. 문경새재 반려동물힐링센터가 지난 4일 위탁시설, 미용실, 잔디운동장 등을 갖추고 개장했기 때문이다. 문경새재 도립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가은 오픈세트장은 현존하는 고구려성의 답사와 수개월 간의 자료조사를 거쳐 정교하게 재현한 삼국시대 배경의 세트장으로 총 3개 촬영장으로 조성돼 있다.

이 곳 역시 사극 제작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로, 평양성, 요동성, 안시성 등 3개 성곽과 성내 마을이 있으며, ‘선덕여왕’, ‘근초고왕’, ‘연개소문’등 드라마와 영화 ‘천문’, ‘소리꾼’ 등 작품의 촬영지로 활용됐다.

가은 오픈세트장은 가은읍 소재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인 에코랄라 내에 위치, 사극 세트장뿐만 아니라 야외 체험시설인 자이언트 포레스트, 백두대간 생태 체험 전시 공간 에코타운, 실제 석탄광산에 조성된 석탄박물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살아있는 역사를 앵글 속으로 고모산성, 김용사

문경은 건립 세트장 외에 실제 역사가 그대로 녹아있는 문화재 또한 산재해 사극 촬영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특히 고모산성은 문경에 남아있는 성곽 중 가장 오래전에 축조됐을 뿐만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가장 큰 산성으로 총 둘레가 1천300m나 된다. 인근에는 석현성과 성황당, 진남루, 토끼비리 등이 남아있으며,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군 73기가 분포돼 있다.

K좀비 명성을 전 세계에 떨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촬영지로도 쓰였으며, ‘나의 나라’, ‘신입사관 구해령’ 등 작품도 촬영이됐다.

지난해 방영된 JTBC 드라마 ‘나의 나라’는 산북면에 소재한 김용사에서도 촬영됐다. 김용사는 신라 진평왕 10년인 588년 산북면 김용리 운달산에 창건된 사찰다.

김용리에서 김용사까지 가는 길은 전나무가 빼곡이 들어차 아름다운 숲길을 자랑하며, 김용사 일원의 운달계곡은 맑은 물과 짙은 녹음이 어우러져 ‘문경8경’가운데 하나로 손꼽는 곳으로 사계절 많은 탐방객이 찾아온다.

김용사, 대승사, 봉암사 등 문경엔 유명한 고찰도 많지만, 마원 성지, 여우목 성지 등 천주교 성지도 많다.

그 중 우리나라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 신부가 선종했던 진안리 성지 일원에는 지난해 문경 힐링휴양촌이 개장, 주목받고 있다. 온천수 스파와 숙박이 가능하고 명상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어 순례를 온 천주교 신자 뿐 아니라 가족단위 여행객들도 즐겨 찾고 있다.

◇물길따라 바람따라, 선유동계곡, 용추계곡

최근 tvN 예능 ‘바퀴달린 집’에서 출연진들이 너른 돌 위에 앉아 백숙을 먹던 곳이 문경 선유동 계곡이다.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선유동 계곡은 대야산 골짜기의 맑은 물이 내려오면서 빚어낸 계곡으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웬만한 가뭄에도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항상 맑고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고 암반으로 된 바닥은 안정성을 더하고 있다.

선유동 입구에서 대야산 쪽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암반계곡 용추 계곡이 나타난다. 암수 두 마리의 용의 하늘로 오른 곳이라는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용추 양쪽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때 용틀임하다 남겼다는 용 비늘 흔적을 볼 수 있다. 아래 용추 폭포에 패인 소(沼)의 모양이 하트모양이어서 눈길을 끄는 곳이기도 하다.

가은역
탄광의 도시, 문경의 역사를 간직한 가은역 전경.

◇문닫은 기차역은 감성 포인트로 거듭나

문경읍 하리에 있는 문경선의 종착역 ‘문경역’은 과거에는 화물과 여객수송을 담당했다. 탄광 폐광으로 현재는 영업이 중지돼 철로자전거가 들어서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는 새로 들어설 중부내륙선과 연계한 재도약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1956년 영업 개시한 신기동 소재 주평역 역시 화물과 여객수송에 쓰였으나, 지난해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문경역과 주평역 모두 철도역으로서 역할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지만, 철도가 다니지 않는 덕에 촬영장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 됐다. 오래된 역사(驛舍)와 구내 신호기, 선로, 역 간판 등은 그 자체로 촬영 포인트다.

지난 7월부터 OC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트레인’속에서도 이 두 역이 등장한다. 드라마 속에서 중요한 장소로 등장하는‘무경역’과 관련된 장면들이 바로 문경역과 주평역에서 촬영된 부분이다.

촬영지로 쓰이진 않았지만, 두 역과 마찬가지로 폐역을 재활용해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가은역은 카페투어를 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55년 준공된 역사 전면에는 옛 역 간판을 그대로 살린 간판이 걸려있고, 내부 인테리어 또한 옛 기차역 분위기를 살려 타는 곳과 나가는 곳 표지판이 걸려있는 등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문특1단산썰매장오토캠핑장
단산썰매장 오토캠핑장 전경.

◇고택 속에서 느끼는 힐링- 문경읍 고요리, 산양면 화수헌

문경읍 고요리의 잔디밭은 ‘바퀴달린 집’의 앞마당으로, 또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화제가 됐던 곳이다.

넓은 잔디밭 건너에 조성된 전원주택마을의 빨갛고 귀여운 지붕들이 푸르고 높은 산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뽐낸다. 패러글라이더가 한두 명 하늘에 떠 있어 주면, 그 안에 그저 서 있기만 해도 인생샷은 거저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해발 850m의 단산활공장에는 숲속야영장 16면, 4계절 즐길 수 있는 레일썰매장인 숲속썰매장, 숲속별빛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이 꾸려졌다.

SBS 예능 ‘불타는 청춘’ 문경 편에서 멤버들이 감탄했던 한옥 숙소, 현재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화수헌은 1800년대에 지어진 한옥을 보수해 현대의 감각으로 개조한 한옥 카페다.

이 카페는 문경에 정착한 청년들이 운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관광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부각됐다.

SNS용 사진을 찍기에 적격인 화수헌은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야외 테이블뿐만 아니라 실내 공간도 큰 격자 창문이 활짝 열려 있는 등 개방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을 꺼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 방문해보기 좋은 곳이다.

이 많은 곳을 돌아보기에 하루는 부족해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꾸밈없고 풍족한 문경민심을 접해본다면 금상첨화다.

문경=전규언기자 jungu@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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