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너무 작다.
도토리!
이걸 주워 언제
묵을 만드나?
수박만 했으면
서너 개만 주워도 될 텐데,
그 때
도토리 하나 떨어져
머리를 때렸다.
“아야, 아 아!”
아, 잘못 했습니다.
도토리 크기는 지금이 딱 맞습니다.
◇심후섭(沈厚燮)=1953 경북 청송産. 대구교육대학 졸(72),교육학박사,창주문학상 동시 당선(80),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제1회 MBC 창작동화대상 장편 부문 수상(90),국제펜문학상(19), 제3회 <김성도문학상> 외 다수. 전 달성교육장, 현 대구아동문학회 및 수성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회원, 저서:동시집 <도토리의 크기>, 동화집 <의로운 소 누렁이> 등 80여 권.
<해설> 어느 덧 입춘이다. 시계는 멈출 수 있어도 시간을 멈출 수 없다. 인생은 선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점이 연속되는 것이다. 연필로 그어진 실선을 확대경으로 보면 선이라고 여겨진 것이 실은 연속된 작은 점이듯, 선처럼 보이는 삶도 순간의 연속이다. 즉 인생이란 찰나(순간)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다 얻어내려고 하고, 다 소유하려고 하고, 내 것이 아니어도 될 것들에 더 큰 욕심을 내며 살아간다. 인간은 욕심덩어리고 그 욕심으로 돌아가는 게 세상이다. 삶의 무거운 짐은, 소유하고자 안간힘을 써왔던 지난 세월의 흔적이다. 삶의 무거운 흔적을 비워내려면, 첫째는 가치 없는 것의 그 실상을 바르게 꿰뚫어 볼 수 있는 바른 견해(定見)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는 내 안에 가치 없는 것들이라 여겨지는 것들은 과감하게 도려내어야 한다. 셋째는 가끔, 매 순간 그냥 자연스럽게 내려놓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 불평불만 횟수와 행복지수와 상관관계가 있다. 행복해지려면 불평을 끊어야 한다. 성숙한 사람들은 불평대신 감사를 한다. 만족할 줄 알고 멈출 줄 알면 오랫동안 안전하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경영할 수 있다. 자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