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 요즘 행정
요즘 정치, 요즘 행정
  • 승인 2020.08.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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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퍼붓는 비에 온천지가 물바다다. 곳곳의 강, 하천에 누런 황토물살이 빠르게 전진하는 것을 보면서 코로나에 덧붙여 우리 삶에 시름을 얹어준다. 요즘 뭐 하나 속 시원한 것이 없다. 치솟는 서울 집값을 보면서 정치와 행정이 통제력을 완전 상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청와대, 정부, 국회, 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관은 언론의 눈치만 보면서 언론을 자기 유익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다.

권언유착이란 말이 떠돌면서 언론도 제 기능과 역할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국가조직과 언론과의 유착은 보는 입장에 따라 이해가 상반된다. 법무부장관이 검언유착을 입에 달고 있지만 언론이 법무부장관의 편에 서면 법언유착이 되는 것이다. 정치와 행정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행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참모 역을 담당해야 하는 청와대 조직이 정치·행정의 보루가 된 것은 오랜 일이지만 집행부서인 행정이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모든 정부부처의 장관은 윗선에서 시키는 데로 움직일 뿐이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장관자리는 일등석이다.

요즘 장관 중 힘 있는 장관은 아마 법무부장관일 것이다. 검찰개혁을 앞세워 검찰을 아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어느 조직이든 같지만 인사권을 쥔 조직의 장은 인사로서 모든 것을 결정 지운다. 검찰인사를 보면 훤히 알 수 있다. 여기에 여당이 무조건 두둔하고 윗선의 의도에 맞춰 법률을 마음대로 갈아 치운다. 가관인 것은 비례대표 여당 의원이 그들 지역구 의원들보다 앞장서서 홍위병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정치가 왜 이 꼴이 되었는가 생각할 때가 있다. 민주주의를 내 세우면서 독재를 한다는 항간의 말이 있지만 문재인 정권은 귀를 아예 닫고 있다. 모든 것을 법에 어긋나지 않게 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한다. 법의 지배란 말에도 못 마땅해 하는 그들을 보면서 과연 이 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보루인 입법·사법·행정이 독립적으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표면상으로는 민주적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지만 편의적으로 작동한다는 생각이 더 짙다. 안타까운 것은 법을 가장 중시해야 할 사법부가 누구의 눈치를 보는 지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소수 권력자의 의도대로 국가의 기능이 작동한다면 그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배치되는 일이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제1야당이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습이다. 아예 정치를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 상임위 자리를 모두 반납하고 또 여당이 실수를 해서 여론이 나빠질 것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국가라는 큰 조직이 정상대로 작동하자면 어떤 상항에서도 제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한다.

전국이 홍수사태로 야단들인데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과 고위 수석들이 일괄 사표를 냈다. 그렇게 자리에 연연하는 자들이 무슨 이유로 물러나겠다는 것인지 우리는 모른다. 표면상으로는 집값 폭등에 따른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지만 그들은 책임성이 전혀 없는 참모들이다. 좋은 자리 누리다가 자기 재산 보호를 위해 물러났다는 여론도 있다. 그들이 물러나는 것은 중요치 않으나 대통령을 보좌하고 나라의 정책에 앞장 선 그들이 홍수 난중에 자리를 내 놓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 홍수 사태가 정리된 다음 물러나는 것이 공직자의 마땅한 일인데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 나라가 평온치 못하다. 권력층 공직자들이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면서 줄을 바꿔 서는 것을 보면 답답할 뿐이다.

모든 국가조직 책임자들이 언제 정신을 차릴까. 패거리를 위한 법률 만능주의, 행정권 무한정 확대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독소다. 정치·행정인들의 한건주의, 자기 위상 높이기는 문재인 정권아래서 계속될 것이다. 대통령의 인기도, 정당 인기도에 목매는 여당은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고 자기 도생을 위한 정치집단일 뿐이다. 윤석열 총장은 힘이 빠질 대로 빠졌다. 그래도 권한 내에서 검찰의 할 일은 해야 할 것이다. 윤미향 사건을 비롯한 여러 권력 비리 수사를 제대로 파 해칠 책임이 있다. 검찰 충견, 애견 정말 듣기에 거북하다. 큰물이 더러운 것을 쓸어가듯 정치·행정의 더러운 것들 싹 쓸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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