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에도 코로나는 아직이다
2학기에도 코로나는 아직이다
  • 승인 2020.08.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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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학교마다 들쑥날쑥했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생들이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태로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의 개학이라 아쉽다. 최근 확진자의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시도별로 격상되고 각 교육청별로 방침이 다르게, 또 긴박하게 발표되고 있다. 특히 이 시기가 개학과 맞물리면서 어쩔 수 없이 각 가정에서 혼란스러운 점이 있으리라고 본다.

대구시교육청에서는 격일, 격주 등 밀집도를 낮추는 등교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의 규모, 학생 수 등에 따라 여름방학 이전에 매일 등교, 격일 등교 등을 운영하던 것에 준하여 운영하라는 지침이기에 실상 일률적인 지시는 없는 셈이다. 대구에서는 꽤 오랜 기간 동안, 그리고 아직까지는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기에 수긍은 할 만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심각한 지금의 상황에서 단위학교는 무거운 판단을 하게 되었다.

실제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등교를 하다 보면 교실이나 급식실 등에서 서로의 간격을 질병관리본부가 말하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에서의 ‘건강 거리’인 ‘두 팔 간격 거리’로 둘 수 없는 경우도 분명히 발생한다. 학생들이 많은 경우는 전교생이 나오지 않더라도 이미 건강 거리 확보가 불가능한 학교도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안에서 학교별 상황에 따라 생활방역을 철저히 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개인별로도 수시로 손 씻기, 소독, 마스크 바르게 착용하기, 접촉하지 않기 등을 더욱 확실히 지켜야 한다.

수업의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도 사실 협력학습으로 구성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우리 반만 해도 짝이나 조별로 모여서 협력하여 어떤 학습을 하기는 다소 불안하기에, 최대한 개별 활동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또 자신의 생각을 너무 많이 말로 표현하게 하는 것도, 마스크를 쓴 채로 체육과 같은 신체 활동을 하는 것도 염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리코더 같은 악기는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고학년의 경우 과학실이나 컴퓨터실과 같은 특별실로 이동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수업의 방법 전반이 아직 돌아갈 수 없는 만큼, 생활 속 거리두기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수업을 구성해야 할지 새 학기의 수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 아마도 모든 선생님들이 그런 생각들을 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서 아이들의 체육활동이 확연히 줄어든 것은 안타깝다. 몸을 사용해서, 신나게 뛰면서, 함께 경기를 하면서 배워나갈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지만, 당분간은 학교에서 함께 하는 격렬한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를 충분히 두고 가족과 함께 걷기나 자전거타기를 하는 등,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을 가정에서 많이 채워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우리학교에서는 2학기로 미뤄진 운동회를 다른 학생들과 비접촉의 방식으로, 그러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개최해 볼 고민을 하고 있다.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만큼 전력으로 달리거나, 서로 몸을 부딪치거나 할 여지가 있는 종목은 절대 도입할 수 없을 것이다. 정적인 스포츠를 중심으로 서로 마주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열리는 운동회는 어떤 모습일까. 반에서만 이루어지는 운동회겠지만, 아이들은 분명히 기뻐할 것이 분명하다. 운동회가 아니더라도 교육과정 발표회, 공개수업, 졸업식 등 여러 가지 학교의 행사는 코로나가 아직 해결되지 않는 만큼, 유연한 변화를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 7월 이후에 개학하는 학제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 등교 개학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이제서야 시작되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도 각종 교직단체가 반발하고 많은 교사들이 두려움 등으로 퇴직을 신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어린이 코로나 환자가 7월 9일부터 한 달 간에 18만 명이 발생했다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9월에 수업을 재개하기로 한 이탈리아에서도 1인용 책상이 동이 났고, 영국은 9월 개학 방침에 국민적 반발이 많단다. 개학과 관련한 세계 곳곳의 이슈 속에서 우리가 대구에서 겪어냈던, 몇 달 간의 대단했던 기억들이 새삼 떠오른다. 이번 사태에 모두 아프지 않고 무사하게 이겨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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