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통계로 전문가의 말을 무시 하는가
엉터리 통계로 전문가의 말을 무시 하는가
  • 승인 2020.08.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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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수
소아과 원장
대구의사회 재무이사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 여름의 물난리로 나라 아니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장맛비로 8/9일자 신문에 의하면 산사태가 난 곳이 667건이고 매몰, 익수 등으로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 산사태를 관리하는 곳이 산은 산림청, 도로는 국토 교통부, 건물 포함 산 아래는 지방자치 단체와 행정안전부로 되어 있어 통합관리가 안된다고 들었다. 산 아래 도로를 끼고 있는 지역에 문제가 생기면 서로 떠넘기기 일 수인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민간 전문가”와 협력해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한다.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평소에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얼마 전 재경부의 경제 논리에 의해 교사수를 축소하는 방안이 발표되었다. 교사 1인당 학생수의 감소에 따른 조치라는데 이 통계의 맹점이 있다. 교사 1인당에 실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교사(교감, 교장 등)도 포함되어 있고 일시적 기간제 교사수도 포함이 되어 있어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한다는 전제하에 필요한 교원이 얼마인지 파악해야한다는 교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 또한 전문가의 얘기를 듣지 않고 마음대로 정한 정책이다. 학생 수가 줄고 있고 교사수는 많다는 단순논리로. 하지만 농촌 같은 취약지역으로의 교사 분배문제나 교육의 질 문제 등을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정부의 공공의대설립과 의사수가 적어서 향후 10년간 의료 인력을 늘린다고 가져온 통계의 맹점을 짚어보자. OECD 국가 중 국민 1인당 의사수가 제일 하위라는 한 가지 수치만 가지고 전문가의 말은 듣지도 않고 밀어 부치고 있다. 하지만 그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민 1인당 외래 진료횟수가 16.6회로 가장 많고 평균 재원일수가 18.5일로 가장 길다. 이 통계는 의료 접근성이 어느 나라보다 좋고 평소 병원을 이용하는 편의성에서 세계최고라는 증거이다.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다. 거기다가 병상, 의료장비 등의 물적 자원은 과다로 되어있다. 임상의사 숫자가 적다고 하는데 일본의 통계에 의하면 2019년 50만 명의 인구가 줄어 작년 인구감소로 인해 광역단체 하나가 소멸되었다고 한다. 이게 일본만의 문제일까? 출산율의 저하로 쥐꼬리 같은 의료 수가로 인해 날이 갈수록 경영이 어려워지는 소아과 의사가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을 정부는 모르고 있단 말인가. 앞으로 줄어드는 인구수 대비는 왜 안하고 있는가. 의사수가 꼴지 라면서 OECD 국가 중 의료 수가가 꼴찌인 것은 왜 얘기를 안하는가. 의사수를 늘이겠다면 수가도 같은 수준으로 올려줘야 하지 않는가. 진찰료로 따지면 우리나라 초진료가 일본의 1/3, 미국의 1/10이고 수술 수가도 최하위이다. 제왕절개 수술 수가가 미국의 1/10, 맹장 수술이 1/8이다. 정부가 좋아하는 통계 하나만 예를 더 들어보자. 입원환자 일반식 수가가 의원이 4,030원, 제일 높은 상급종합병원이 4,860원이다. 2019년 공무원 1인당 1식 단가가 8,000원 이내이다. 더 따져보면 이 금액은 1식인데 의원의 식대는 3끼이다. 게다가 동일 식이 아니다. 죽, 미음, 유동식, 저염식 등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하고 일일이 개인에게 배달하는 룸서비스이다. 초중고 급식 단가도 1끼 기준 4,000~5,000원이고 더 잘 먹어야하는 환자식인데.

또 다른 정부의 주장중에 지역의료 공백과 특수 분야 의사부족을 꼽았다. 이는 기본적인 의료 수가의 저하로 환자 숫자가 적은 지역은 기피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인프라(아이들의 학교나 생활 주거 환경 등)의 불균형에 의한 것이다. 기피 지역에 따른 수가의 보장이나 흉부외과나 응급외과 등 기피 과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해, 배분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먼저이다. 어떤 것이 진짜 문제인지를 진지하게 들어보고 우리 의사들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보아야한다.

코로나 사태로 단순 수치만 보고 감염전문가가 모자란다 역학 조사관아 모자란다 그래서 늘여야한다는 얘기는 6살짜리 유치원생이 하는 단순한 수치 놀음이고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이고 지금 있는 의료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이지를 우리에게 물어 보아야한다. 쌀이 모자란다고 무조건 수입하자 집이 작으니 새집 짓자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흉년으로 양파 파동을 겪고 나면 그 다음해 되풀이되는 양파 농사의 과다로 갈아엎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았는가. 그런데 환자의 목숨을 다루는 의료문제를 단순 덧셈 뺄셈으로 생각하는 이런 일을 어찌 가만히 두고 보고 있으란 말인가.

통계를 가져 오려면 다 가져와 문제를 따지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문가와 의논하고 답을 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신중하게,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것이 산사태이든 교육이든 의료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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