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시대가 재조명한 사회복지
감염병 시대가 재조명한 사회복지
  • 승인 2020.08.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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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표 대구시사회복지사협회장
세계화(Globalization)의 영향으로 급속하게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오히려 세계화를 종식시키는 국가주의적 회귀로 그 추력을 얻어가고 있다.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예견되는 특징으로 ‘전체주의적 감시(Totalitarian surveillance)’ 대(對) ‘시민 자율권(Empowering citizens)’을 제시하였다. 많은 나라가 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점점 전체주의와 국가주의적 감시의 양상을 보이는 것은 그가 예견 한바 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위기의 시기에 자신을 지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최근 일들은 결국 ‘지키기’ 위한 일련의 현상들이다. 코로나로부터 내 나라를 지키고, 나 자신을 지키고, 내 가족을 지키고, 나의 가진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와중에도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을 우선하기보다 그가 속한 사회를 지키려고 고군분투 구슬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복지관련 종사자들이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사회 속에서 섬처럼 고립되어 가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헌신으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인 장하준 박사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교훈 중 하나는 돌봄 종사자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라고 하였다.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돌봄 인력들은 이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인력(Key worker, Essential employee)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감염통계와 사망자 통계를 비교해 볼 때 한국은 세계에 보기 드문 훌륭한 성과를 내었다. 의료진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숨은 영웅이 사회복지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세계에 주목받는 한국 K 방역의 보이지 않는 주역들이며 또한 대구방역의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는 43일째 지역감염 제로를 기록하였고 수도권 집단감염으로 수일 감염자가 발생하였으나 다시 제로 상태를 회복하는 등 잘 지켜가고 있다.

세계 각국 도시들이 대구의 방역과정을 배우기 위해 구애를 하는 연유로 대구시에서는 영문책자를 발간하여 그간 과정을 소개하기까지 한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길(The path nobody taught us)”이라는 제목과 같이 우리 중 누구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해 내고 있다. 가장 취약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섬겨야 하는 사회복지현장 역시 아무도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우리는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을 지켜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이 사회를 지켜나가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지 좋은 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넘어 이 사회를 지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하였다.

세계사회복지대회(7월 15일~19일, 온라인 개최)에서는 2만여 명의 전 세계 사회복지연구자, 현장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그 대회 결론을 장식했던 향후 10년간의 사회복지개발 목표 ‘2030 Goals’의 첫 번째 명제가 ‘사회복지는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서비스(Valuing social work as an essential service)’라는 선언이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 19를 겪으며 공통으로 느꼈고 인정받은 명제임을 세계가 함께 확인한 것이다. 9월 첫째 주는 사회복지주간이다. 주목받지 못한 곳에서 주목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땀 흘리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국가가 정한 기간이다. 이를 즈음하여, 사회복지사들은 대구사회복지사 워크숍(8월 25일)을 개최하여 향후 감염병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또한 전 종사자 대상의 사회복지대회(9월 1일)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사회복지가 이 사회의 핵심인력으로 더욱 성숙할 수 있는 길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대구 방역을 전 세계 도시에 자랑함과 동시에 그 뒤에서 묵묵히 대구방역을 지켜나간 사회복지 종사자에 대한 근무환경이 그 자랑에 미치지 못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정한 최소한의 급여지침 준수(보건복지부 임금가이드라인), 노동법의 취지와 부합한 노동환경, 60일 병가제도 시행 등과 같은 것은 그 일례가 된다. 대구시에서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방역을 선도해 왔던 대구의 위상에 걸맞은 필수인력들의 처우가 개선되어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진정 이 사회의 핵심인력이 됨을 뒷받침 해 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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