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은 전공의 공백
수술 건수 평소대비 ‘반토막’
26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194명 중 167명이 개인 사유 등으로 연가를 냈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공백은 크지만 전임의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임의 50명 중 휴진한 사람은 10명 정도로 20% 수준”이라고 했다. 전공의·전임의의 공백을 전문의가 도맡고 있지만 하루 평균 45차례 진행하던 수술이 11건으로 감소하면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전공의 182명 가운데 169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전임의 28명 모두 집단 휴진에 나선 상황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전공의 144명 중 138명, 영남대병원은 전공의 165명 전원이 현장을 떠나 각 병원의 수술 건수가 평소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날 영남대병원을 찾은 중학생 환자의 보호자는 “지난주 진료 예약을 했지만 아들이 시험 기간이라 연기해 오늘에서야 병원을 찾았다. 예약을 연기하고 진료를 받는 데까지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하지만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환자도 있다고 하니 파업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 들진 않는다”고 말했다.
동네 병·의원을 운영 중인 개원의도 정부가 내놓은 의료 정책에 반발해 이날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3만 2천787곳 중 휴진한 의료기관은 3천549곳(10.8%)이다. 지난 14일 1차 총파업 당시 휴진율 32.6%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대구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 1천867곳 가운데 이날 파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10%대로 파악됐다. 지난 14일 1차 총파업 당시 휴진율(31.9%)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복지부 방침에 따라 정확한 휴진율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 동네 병·의원 10곳 중 8~9곳이 문을 열면서 우려했던 환자 불편 등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대구시의사회는 이날 오전 북구 대현동 대구시의사회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임원단 비상 회의를 열었다.
시의사회 관계자는 “비상 회의에서 원론적인 얘기를 나눴다. 전공의 파업을 지지하고, 이들에게 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며 “전공의들이 국시를 못 치른다던지 유급을 당할 경우 의사회 차원에서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고 했다.이어 “지역 개원의들의 파업 참여율을 공식적으로 파악해 보진 않았다”면서 “의사회 입장에선 회원들이 개인 사업자다 보니 파업을 강요할 수 없는 입장이고, 파업률이 저조한 부분에 대해선 조금 아쉬운 맘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