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저 건너편에 당신이 계신 듯 하옵고
나는 여기 강둑에서 발 동동 구릅니다
당신의 뜰 안에는 수국이 마르고
개망초가 한 움큼 다녀 갔지요
당신에게 가는 걸음은
가도가도 만리 바깥 입니다
어떻게 당신을 가까이에서
마주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당신에게서 쓸쓸함이
강물처럼 흘러오는 때입니다
◇홍성은= 1963년 강원 태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해설> 자연(天)은 자물쇠이고, 인간은 열쇠다. 자연은 인간에게 모든 분야에서 무한적 가능성을 공여(供與)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돌과 물 그리고 공기와 흙 속에 스며든 아름다움을 믿는다. 아름다운 것들은 그 누구의 관심도 바라지 않기에,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방해 받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다. 인간은 정말 만나기도 힘든 절묘한 美의 순간엔 자기 모르게 그저 멍하니 여유롭게 관조한다. 욕망하는 것이 고통으로 옥죄일지도 모른다. 인생길은 곧 인생을 사는 방식이고, 인생을 사는 방식은 곧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이므로 하나의 원리로 통일될 수 있도록, 누구나 자신의 인생길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원리를 찾고 체득해야 한다. 그러하면 단순 명료한 인생길을 밝고 가볍게 갈 수 있다. 하늘이 인간을 돕는 까닭은 인간이 하늘의 뜻을 순종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순리에 따라 만나고 순리대로 살아가면 자연으로부터 재앙을 받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재앙 없이 살아가는 그 자체가 하늘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 한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