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처서<處暑>
  • 승인 2020.08.27 21: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은

두물머리 저 건너편에 당신이 계신 듯 하옵고

나는 여기 강둑에서 발 동동 구릅니다

당신의 뜰 안에는 수국이 마르고

개망초가 한 움큼 다녀 갔지요

당신에게 가는 걸음은

가도가도 만리 바깥 입니다

어떻게 당신을 가까이에서

마주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당신에게서 쓸쓸함이

강물처럼 흘러오는 때입니다

◇홍성은= 1963년 강원 태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해설> 자연(天)은 자물쇠이고, 인간은 열쇠다. 자연은 인간에게 모든 분야에서 무한적 가능성을 공여(供與)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돌과 물 그리고 공기와 흙 속에 스며든 아름다움을 믿는다. 아름다운 것들은 그 누구의 관심도 바라지 않기에,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방해 받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다. 인간은 정말 만나기도 힘든 절묘한 美의 순간엔 자기 모르게 그저 멍하니 여유롭게 관조한다. 욕망하는 것이 고통으로 옥죄일지도 모른다. 인생길은 곧 인생을 사는 방식이고, 인생을 사는 방식은 곧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이므로 하나의 원리로 통일될 수 있도록, 누구나 자신의 인생길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원리를 찾고 체득해야 한다. 그러하면 단순 명료한 인생길을 밝고 가볍게 갈 수 있다. 하늘이 인간을 돕는 까닭은 인간이 하늘의 뜻을 순종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인간이 순리에 따라 만나고 순리대로 살아가면 자연으로부터 재앙을 받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재앙 없이 살아가는 그 자체가 하늘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 한다.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