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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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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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현

여기

흔들리는 몸짓이 너였더냐

산바람 들바람

강나루에 모여 들어

갈대숲에 앉아 속삭인다.

빈 배 이리저리

너울대며 혼자 가려 할 때

애끓는 뱃사공

애꿎은 노만 들고 물만 철썩인다.

어디

흔들리는 몸짓이 너뿐이더냐.

- 2010년 韓國詩大辭典 수록

◇ 남재현(南在炫)=1967년 경북 안동生,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죽숙문학 부회장, 이상화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시집 <계절의 소리>, <약국가는 길>, <가을 너만 가렴> 등 발간.

<해설> 인류의 영원한 명제는 산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설레임의 여정이다. 인간은 빛나는 허구가 있어야 살 수 있는 존재이다. 의미 그 자체도, 느끼는 그 자체도 허구일 뿐이다 그러나 인간을 진실로 고양시키고 변화되게 한다면, 그것은 이미 허구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보는 이 세계가 고정된 본질이나 중심이 아니다. 우주의 본질은 작용으로 이루어지고, 인간이 사는 이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세상은 관계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변화하므로 생각 역시 일정한 틀 안에 가둬서는 안 된다. 무위(無爲)의 삶이란, 남이 만든 이념이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세상의 변화에 따라 자발적이고 유연하게 접촉하는 자세다.

참다운 지혜 깨달음 또는 앎의 경지는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경험과 변화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진다. 그래서 제대로 모르고 있던 사물의 본질이나 진리 등의 숨은 참뜻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때론 한 줄의 비밀을 찾기 위해 몇 백 페이지의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책을 읽는 것은 한 장으로 정리된 요약본을 찾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생각의 행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가장 상대하기 힘든 상대는, 우리의 머릿속에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 소신은 견고하여 시련을 만나도 굴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그것의 옳고 그름이 드러난다. 이익만을 쫓는 자들은 변덕스러워 결국 소신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는 진리다.

현자들은 지나간 시간을 기억 속에 소중히 품고,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완벽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먼 훗날 모든 것을 쏟지 못한 걸 후회하지 않고 스스로 떳떳해지고 싶어서 이다. 장작은 죽은 사람 몸을 태우고 걱정은 산 사람 몸을 태운다. 앞으로 걱정은 2분 이상 하지 말자. 즐거워야 인생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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