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방심하는 순간 뚫린다
코로나 대응, 방심하는 순간 뚫린다
  • 승인 2020.09.0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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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김상만 경북본부장

결국 우려했던 일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서울에서 촉발된 코로나19 재확산이 수도권을 순식간에 마비시키고 전국을 위협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 차단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지역사회 깜깜이 신규 확진자 비율이 늘어 긴장감을 더했다.

1일 현재 확진자는 2만182명에 육박했다. 코로나 사태 225일 만이다.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던 코로나19 관련 K-방역 시스템이 한순간에 무너질수도 있다는 위기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수도권에 소재한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의 경우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 배달만 허용했다. 대다수의 실내 다중 밀집 장소는 위험 구역으로 분류,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감수,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경북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상황을 유지 중이다.

올해 초 경북 청도에서 촉발된 대남병원 사태, 그리고 대구시의 신천지발 확산으로 대구, 경북은 코로나 근원지란 오명을 덮어썼다. 위기의 순간, 경북도는 요양시설 선제적 코호트 조치를 비롯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초기 확산 사태를 무사히 극복했다.

현재는 1차 유행 당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동국학진흥원에 격리치유센터를 지정하는 등 타 지방자치단체보다 앞선 대응 태세를 갖췄다.

2차 대유행의 원인에 대해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분분하다. 물론 전광훈 목사로 대변되는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극우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무분별한 집회가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원인을 광화문 집회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

우리 모두가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의 위협에 둔감해지고 평상시의 생활방식으로 시나브로 돌아간 것은 아닌가 스스로 돌이켜 봐야한다.

초기 코로나19가 처음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던 불과 몇달전을 기억해보자.

대구와 경북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수도권에서 클럽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이어질 당시 국민 위기 의식과 정부 대응은 제2차 유행 직전과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어느 순간부터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은 약해지고 대신 정치적인 공방이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 갔다.

정부 정책 또한 마찬가지였다. 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17일을 임시공휴일을 지정한데 이어 소비 촉진을 위한 각종 정책들을 발표했다. 외식업체를 5번 사용하면 할인 쿠폰을 나눠주었고, 이에 발맞춰 각 중앙부서에는 다양한 할인권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속출했다. 이런 변화는 알게 모르게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 되었으니 일상으로 복귀해도 좋다는 신호로 작용했을 것이다.

사회범죄심리학에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사회 무질서에 관한 유명한 학설이 있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에 공동 발표한 것으로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번져간다는 내용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코로나19 종식은 아직 요원하며 코로나19의 예방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수준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기존 생활방식과 완전 결별하고 지금의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타성과 관습에 젖어 이것 하나쯤은 괜찮겠지하고 방심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경북도의회의 변화는 주목할만 하다. 지난 8월26일은 도의회의 제11대 후반기 첫 임시회가 개회한 날이다.

의장단이 새로 구성된 만큼 집행부를 상대로 한 빡빡한 일정이 예상된 임시회였다. 그러나 본회의 참석자를 집행부 필수 간부로 제한한데다 의원들도 순번을 나눠 입장을 허용하는 등 실내 집회 규정인 50명을 지켰다.

생방송으로 나가는 도정질문도 마스크를 착용한 질문과 답변을 원칙으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각 상임위 또한 참석 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여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

얼마전 국회에서 몇몇 국회의원들이 마스크를 벗거나 소위 턱스크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은 것과는 대조된 모습이었다.

현재의 위기상황을 감안한 바람직한 변화이고 당연한 조치로 귀감이 될 만 하다.

중용 23장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현재 코로나19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시작은 마스크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사소하지만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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