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5명의 전문가, 현 정권을 까발리다
[신간]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5명의 전문가, 현 정권을 까발리다
  • 석지윤
  • 승인 2020.09.0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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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날카로운 비판
‘정의·공정성 회복’ 등 주제
대담 형식 체계적으로 풀어
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나라
강양구·권경애·김경율·서민·진중권 지음/ 천년의 상상/ 340쪽/ 1만7천800 원

정권을 비판하기 위해선 이전보다 더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지금, 다섯 명의 전문가가 한데 모였다.

김경율 회계사는 조국에 대한 참여연대의 침묵에 분노해 단체를 탈퇴했고, 권경애 변호사 역시 민변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해 정권 비판에 나섰다. 황우석의 음모를 밝혀냈던 강양구 기자는 문재인 정권의 음모를 밝히고자 합류했고, 사회의 기생충을 알아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서민 교수도 문 정권의 대변검사를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자진해서 무덤으로 들어갔던 미라논객 진중권은 조국과 그를 옹호하는 ‘문팬’들에 의해 풀려났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이들 5명은 이제 이 책을 시작으로 현 정부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본 도서는 대담집이다. 다섯 명이 모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한 명의 사회자를 두고, 전문가 두 명이 대담을 진행했다. 이런 형식의 대담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7개의 장으로 구성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내용을 담아 어느새 일상이 돼버린 ‘이상한 세계’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했다.

◇미디어와 지식인 그리고 팬덤 정치

이 책의 1, 2, 3장은 미디어, 지식인, 정치 분야다. 20년 이상 현장에서 활동한 저널리스트 강양구, 디지털 사회의 미디어미학ㆍ철학 연구자 진중권, 날카로운 정치 풍자 지식인 서민 교수가 참여했다. 지난해 8월 조국 사태는 사회의 중요 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청와대, 여당, 행정부는 물론 유사 매체와 어용 관변 세력까지 총동원해 벌어진 이 상황에서 확인한 것은 ‘우리가 선출된 권력이니 우리 뜻대로 하는 것이 촛불정신’이라는 논리. 사회의 진보라는 것은 다름 아닌 ‘진보’를 자처하는 자기들 ‘진보’세력이 모든 권력을 잡는 것이라는 강박적인 태도. 미래 사회의 비전에 대한 토론과 합의는커녕 “청와대냐 검찰이냐”는 선택을 강요하고, 정의와 상식의 기준 자체를 바꿔버리는 언어도단과 ‘비상식의 상식화’를 체험하고 있다.

진중권은 “아이돌도 아닌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가 나왔다는 건 팬덤 문화와 정치가 서로 중첩되어 버렸다는 걸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이다”고 비판했다.

◇금융자본과 사모펀드

4, 5장의 주제는 ‘금융자본과 사모펀드’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시장, 사모펀드, 돈의 흐름, 무자본 M&A, 주식 등의 경제 분야와 횡령과 세탁, 주가 조작, 자본시장법, 공직자윤리법, 백지신탁의무 등 법리 영역을 살펴야 하는 분야다. 낯선 낱말, 만만치 않은 법리 등으로 경제 전문가나 법조인조차 그 실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영역. 권경애 변호사, 김경율 회계사는 한국 사회의 금융시장이라는 커다란 그림 그리기부터 시작해 ‘조국 일가 사모펀드 에피소드’까지 2020년대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문제를 넓고 깊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586정치엘리트와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

도서 6, 7장은 ‘586정치엘리트와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에 대해 다섯 명이 모두 참여하는 종합토론 방식으로 대담했다. 2020년 4ㆍ15총선 전 한 차례, 총선 후 다시 한 차례 대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금 보수집단 내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586정치엘리트가 새로운 보수 세력이 됐다는 것. 진보적 시민단체라 불리던 무리 하는 행동은 이전에는 우익관변단체가 하던 행위였다. 저들에게서 보았던 모습을 지금 이들에게서 보고 있다는 것, 그것은 보수집단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보세력은 거의 10년 동안 집권했고, 문재인 정부도 벌써 집권 3년을 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이 새로운 기득권층으로 사회에 뿌리내린 셈. 강양구는 “586정치엘리트가 득세하는 현실 정치 속에서, 정의가 무너지고 공정이 사라지고 평등이 망가지고 있는 모습들과 대면하고 있다”며 “구적폐 세력은 자기들이 하면서도 찔리는 게 있었다. 하지만 신적폐 세력은 자기들이 하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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