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학교 운영 방침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학교 운영 방침 필요
  • 승인 2020.09.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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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코로나19 재확산의 기세 속에서 원격수업으로 수업 형태를 조정한 학교가 8천여 곳을 넘어섰다. 대구 지역은 8월 4주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학교 밀집도를 1/3으로 유지하고, 고등학교는 2/3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대구시 역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대책을 내놓았다. 학원 등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할 시 즉시 집합금지가 시행된다.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었기에 선제적 정책의 필요성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실시함에 있어서 안전 불감증으로 부실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학생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코로나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해진 학교의 운영 방식에 학부모들이 혼란을 맞게 된 부분을 돌아봐야 한다. 며칠 전 국민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로 폭발적 확진자 급증은 막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브리핑이 있었기에, 수 주 안에 다시 매일 등교가 가능해 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몇 곳의 산발적인 감염이 발생하여 원격수업과 등교를 혼합하는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수도 있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대구가 겪었던 봄의 상황이 다시 닥쳐와 등교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코로나에 대한 치료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한, 모두 분명한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다.

학부모 역시 학교에서 실시하는 등교 조정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우선한다는 목적에 당연히 동의하기 때문이다. 다만 언제부터 학교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지, 언제부터 가정학습을 해야 하는지, 지금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언제 마칠지 등 학교의 시정에 대하여서는 분명히 혼란스럽다.

매일, 홀짝제로, 3부제로, 원격학습으로 등 지난한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가 보여 준 등교 형태는 각기각색이었다. 대구시 관내 초등학교의 경우 2단계부터는 1교시를 40분에서 35분으로 감축 운영하는 방침도 있기에 상황에 따라 마치는 시간 역시 다양하다. 점심을 먹고 하교하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시정을 구성하기에 등교 시간 자체도 달랐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최종적으로는 학교 자체의 상황이나 특성을 반영하여 운영하도록 하였기에 학교마다 시정 시스템이 다르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어린 자녀의 학교 일정은 중요한 고려점이 될 수밖에 없다.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학교 급의 자녀들을 둔 부모는 시정 확인에 급급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학생이 등교하지 않아 학부모님께 전화를 해 보면, 오늘이 아이가 등교하는 날인지 몰라서 보내지 않았다며 당황하시는 해프닝도 왕왕 있다. 더불어 2학기 개학 직전에 학부모들이 등교 여부나 형태에 대하여 겪었던 혼란을 떠올려보자면, 분명히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학교 같은 경우, 몇 주 전 2020학년도 단계별 시정 운영 계획을 수립하여 학부모에게 안내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에 따라서 학교 시정과 운영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시간표를 안내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의 전 체제에 대한 시간표는 A형, B형, C형의 3종류나 되지만 각 운영 형태별로 내 아이가 언제 학교를 몇 시까지 등교하고, 몇 시에 마치는 지에 대해서 확인해 둘 수 있다. 각 유형에 따라 방과후 수업이나 토요수업, 영재수업 등 각종 학교 운영 방침의 실시나 축소 여부 역시 함께 안내되었다.

실제로 우리 학교는 학교 운영 방식에 대한 안내장이 배부된 후 며칠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바뀌었다. 그래서 A형에서 B형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어 운영 중에 있다. 당연하게도 각 가정에서 부랴부랴 일정을 조정하기에 바빴겠지만,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큰 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는 강화와 완화를 반복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른 봄부터 해서 일선 학교에서는 각 단계별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참으로 많이 겪어내어 왔다. 이제는 급박하게 바꾸어야 했었던 날들을 돌아보면서 각 단계가 다시 왔을 때, 어떻게 학교 운영을 이어나갈 지에 대한 정리와 안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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