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獵金風獨 (야렵금풍독):가을바람 홀로 들판에 나부끼고
秋陽睡寢林 (추양수침림):햇볕은 숲에서 잠드는 가을 날
歸來旅逸愰 (귀래여일황):돌아온 방랑자 설레여도
屋靜自山陰 (옥정자산음):고요한 집은 절로 산그늘에 묻혀있네
看閱佳人暗 (간열가인암):찾아봐도 보고픈 님 보이지 않아
隨時寂寞心 (수시적막심):때맞추어 온 마음, 쓸쓸하기만 하네
蕭蕭孤影切 (소소고영절):외로운 그림자 저리도 쓸쓸한 걸
飄葉只知音 (표엽지지음):날리는 나뭇잎만이 알아주네
◇김원태= 1957년 경북 안동生. 경북고 졸업, 물리학 Ph.D 뉴멕시코주립대 재직 후 개인사업. 현재 미국 라스크루시스 거주하며 生活詩作중.
<해설> 며칠, 무엇을 보다가보면 나도 모르게 주룩 눈물이 넘치는 것을 느낀다. 집사람의 귀국일을 맞아서 그 동안 빈집으로 있던 곳에 누님 동생이 준비하느라 부산한 것을 들은 탓일 것이다. 이전에는 불쑥, 언제던지 가도 이불 내리고 잘 수 있는 집이 근 일년을 비어있었다는 생각을 하여서, 화면에 그 반대의 장면만 보이면 그렇게 되어진다. 아직 나의 귀국길이 한 달이라는 공간 저편에 놓여있지만, 마음은 벌써 몇 번을 왔다갔다한다. 텅빈 집 안에 뒷편 천을산의 가을산 그림자만 가득하다.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산 위의 여러 나무들은 아직은 파란색을 고 있지만, 간혹 바람에 날리는 나무잎에 내 시선을 실어본다. 바람에 날리는 나무잎에 나도 실려서 가면, 보고픈 부모님 뵐 수 있을까? 귀국하면 아배 제사, 산소를 모은 것에 대한 고유(동생들이나 친척들 모두 모이기 힘드니 아마도 나 혼자 다닐 지도 모른다. 묵혀질 산소 모두를 돌아보고, 다시 오기 힘듬에 대한 죄를 고해야할 것이다), 고조부 제사, 그리고 작년에 가신 어매 제사까지 치루어야한다. 자식들 편하라고 아배 생전에 각 대수의 고비분 제사를 합쳐서 고위제사 때 지내는 것으로 하였으나, 어매는 초제이라 그냥 넘길 수 없다. 아직 6월제사(음력, 증조부모, 슬하에 자식을 두지 못하고 일찍 가신 증조모의 제사도 함께라 음식이 많은 것인지 모른다. 조상 제사를 지내다보니 점점 좋은 것 많이 하고프다는 집사람 욕심인지도 모르지만)의 음복을 이제 막 다 먹다가 보니 아픔이 가실 새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눈물 대신 한 수 읊어본다. 어미 따라 가는 여식도 바라는 데로 소원을 이루길 아배께 어매께 부탁드리면서….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