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보릿고개
  • 승인 2020.09.06 21: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왕영분

텅 빈 머리

쓰린 가슴

허 하다

울컥 눈물이 난다

쌀독엔 쌀이 있다

냉장고엔

손만 내밀면 먹을

음식이 있다

창밖 하늘을 본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눈이 부시다

날아가고 싶다

기대고 싶다

손잡고 바라보고 싶다

자세히 보면

무엇이 보일까

◇靑蘭 왕영분= 월간문학세계 시 부분 신인상(03),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화문인협회 회원, 다산문학 대상, 한국미소문학 대상, 개인시집 : 참나리 사계를 살다, 햇살 한줌의 행복, 속삭임.

<해설> 생은 길게 흐를 것도 유념치 않은 채, 흘러온 물살만큼의 크기 그대로 돌고 또 돌아간다. 삶을 운행하는 보이지 않는 진실의 법칙은 하루에 수 십 번씩 나타났다가 흔적만 살짝 보여준 채 바람처럼 사라지고, 사람들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며 무지로써 위험한 자기만의 법칙으로 살아간다. 외로움의 빈 감정을 채우기 위해 찾는 모든 관계는 결국 미성숙하고, 의존적이며, 중독적 애정에서 근원한다. 이는 불가피하게 자유와 권리를 해치며 그 관계에 종속된 개인의 성장을 위협한다. 외로움은 저주도 아니며, 징역형도 아니다. 우리는 자기 생각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자연 발생이 더 낫다. 성숙된 단계에 이르는 것들이 때가 되어 넘쳐흐를 때, 자연 발생에 충만한 기쁨이 있다. 고독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며, 사랑하는 대상과 더 잘 교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다. 고독은 모든 사람들이 감사히 여겨야 할 가치이다. 매일매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소박하게 살면 된다. 살아가는 일에는 어떤 대의명분도 없다.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