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은 구름과 어우러질 때 더 고운 노을로 물들게 되고 바닷물은 바위 절벽을 만났을 때 더 멋진 파도를 만들어내듯이 사람도 그러합니다.
잠시 멈춰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를 만나보십시오. 아무리 아름다운 곳에 있어도 아무리 귀한 사람을 만나도 여유가 없으면 눈에 담지 못하고 마음에 담지 못합니다.
여유를 갖고 따뜻한 차 한 잔을 음미해 보십시오. 그 한 잔이 마음의 구름을 말끔히 걷어내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빗물 쏟아지는 창밖의 풍경을 가만히 마주해 보십시오. 눈 안 가득 채워지는 그 한 장면이 명치끝까지 묵직했던 가슴을 시원스레 풀어줄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고즈넉한 마을에 닿아 마른풀 태우는 냄새를 맡으며 고르지 않은 길을 천천히 걸어보십시오. 그 걸음이 삶의 길목에서 위로가 될 것입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산을 에둘러 걸어보십시오. 걷다 보면 삶에 대한 보상을 받는 듯 평안한 마음에 감동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만남과 어울림을 통해 단단해지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면서 삶의 지경을 넓혀가게 됩니다.
언제나 햇빛만 비치면 아마도 모래만 날리는 푸석한 사막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가끔은 세찬 비바람도 만나고 성가신 태풍들도 만나야 새싹을 틔울 수 있는 땅이 되듯 우리 인생도 그 누군가, 그 무언가를 만나 어울려 살 때 제빛을 발하며 살게 됩니다.
인기가 많다고 소문난 카페들을 찾아가 보면 대부분 창고형 카페입니다. 쓸모없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오래되고 낡은 창고에 새로운 복고풍 감성을 덧입혀 잘 어울리게 꾸며진 곳입니다.
시간의 흔적과 현대적 디자인이 잘 어울려 아늑함과 신선함을 테마로 하는 이색적인 공간들로 재건축되는 것이 요즘 리노베이션의 방향인 것 같습니다.
세월의 흔적과 신세대의 멋이 어우러져 색다른 복합적 공간이 재탄생되듯 조화로운 만남과 어울림이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과 가치관이 다른 X, Y, Z세대가 조화롭게 어울린다면 과연 어떤 문화가 탄생될지 자못 기대됩니다.
어른 세대의 잘 맞춰진 경륜과 젊은 세대의 자율적이며 기발한 아이디어가 함께 어울리게 된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더 멋진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리라 믿습니다.
어른 세대가 먼저 구름이 되어주고 바위 절벽이 되어준다면 젊은 세대들은 고운 노을을 만들고 멋진 파도도 만들어 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