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양교 투신방지시스템 “효과는 글쎄”
아양교 투신방지시스템 “효과는 글쎄”
  • 박용규
  • 승인 2020.09.07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동구청, 작년 1월부터 운영
7월부터 자살 사고 2건 잇단 발생
적외선 센서 감지·CCTV 송출 후
스피커 통한 경고방송만 내보내
무시하고 뛰어내리면 속수무책
아양교난간
투신방지시스템이 설치된 아양교 난간.
박용규기자

금호강으로의 잦은 투신 사고 방지를 위해 2년여 전 대구 아양교에 투신방지시스템가 설치됐지만, 이후로도 계속 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7일 대구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아양교에 극단적인 선택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아양교 양쪽 난간에 설치된 CCTV 4대, 적외선 감지기 4대, 방송용 스피커 2대로 구성됐다.

동구청은 아양교에서 발생하는 투신 사고를 줄이기 위해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스템 구축 전 3년 동안 아양교에서는 32건의 극단적 선택 시도 사례가 있었고, 이중 16명이 사망했다. 이곳은 1983년 준공 후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이지만 투신 사고 다발로 인한 오명을 함께 안아왔다.

하지만 시스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36분께는 70대의 한 남성이 아양교에서 금호강으로 뛰어내려 이후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지난 7월 10일 오전 10시께도 한 20대 여성이 아양교에서 강물 아래로 투신했고, 오전 11시 36분께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했다.

시스템의 작동 원리가 사고 전이 아닌 사고 후에 집중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은 신체 일부가 난간 바깥으로 나가면 적외선 센서가 이를 감지한 후 자동으로 경고방송이 1차로 나오도록 설계됐다. 이후 CCTV를 통해 구청 통합관제센터에 현장의 장면이 송출되고, 직원이 확인 후 투신할 가능성이 보이면 2차 경고방송을 스피커를 통해 내보낸다. 경고방송을 무시하고 뛰어내리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 것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이미 마음을 먹고 투신하는 사람들은 잠깐 사이에 뛰어내리기 때문에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사고 직후 처리 시간을 최대로 단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스템 구축 후 사고 처리 시간을 줄인 사례는 있다. 지난 1월 30일 오전에 금호강에 뛰어내린 30대 여성을 구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조울증을 앓던 여성이 투신하려는 것을 시스템을 통해 통합관제센터 직원이 알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구조대가 성공적으로 여성을 구조할 수 있었다.

한편 사고 예방을 위해 아양교 난간도 현재 1.1m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4월 대구시가 행정안전부에 신청한 특별교부세 6억 원이 올해 1월 교부됐고, 동구청에 따르면 난간 높이를 조정하는 설치 작업이 설계 용역 중에 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