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쟁점화된 엄마 찬스
정치 쟁점화된 엄마 찬스
  • 승인 2020.09.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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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연일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군복무 당시 병·휴가사용에 있어 특혜 논란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에 지친 많은 국민이 소위 코로나블루(corona blue)에 걸릴 만큼 일상생활이 피폐해진 가운데 한 국무위원의 자녀 군복무시절 특혜 의혹이 이토록 우리 사회에서 주요 이슈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에 관한 논의는 차치(且置)하고, 이 사안에 대해 작년 조국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에 영향을 줄만큼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아마 우리 국민들의 정서에 있어 절대 건들이지 말아야 하는 두 가지 역린(逆鱗) 즉 교육과 병역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동안 진행된 인사청문회를 되돌아보면 많은 공직후보자들이 위장전입이라는 주민등록법을 위반하는 범법행위를 하였음에도 단순히 자녀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 경우에는 대체로 관대(?)하였지만, 일반 국민들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소위 특권층들만이 할 수 있는 재산증식을 위한 부동산과 관련한 경우와 조국의 딸과 같이 대학입시의 공정성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국 민들의 시선은 냉혹한 것이 현실이다.

병역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병역비리 의혹에 있어 이해라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것이 진실이던 아니던 의혹만 제기되면 엄청난 국민적 비난이 가해진다. 실례로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 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아들의 병역문제 의혹만으로 거의 다 잡은 대권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그 후 병역면제 의혹은 무혐의로 드러났고 이를 제기한 사람은 무고죄로 처벌을 받았지만 선거는 이미 끝난 후였다. 그만큼 병역비리 문제는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공정성을 훼손하는 역린으로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것이다.

사실 추 법무장관 아들의 병·휴가 특혜 논란은 추장관이 국무위원이나 공인이 아니라면 우리 사회에 소위 가진 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각종 비리와 견주어볼 때 빙산의 일각으로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일탈(逸脫) 정도의 사소한 것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일어난 때가 추장관이 대선에서 갓 승리한 여당의 당대표 시절이었고, 현재는 공정과 정의를 다루는 법무부장관이기 때문에 일반인들과 같은 잣대로 평가될 수는 없는 것이다.

처음 이 문제가 제기된 추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진솔하게 야당을 이해시켰다면 지금과 같이 정치 쟁점화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추장관은 청문회에서 “휴가가 아닌 병가였고,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였고, 지속적인 야당의 공세에는 “소설을 쓰시네”와 같이 국회에서 답변하는 다른 장관들의 태도와는 달리 5선 의원 출신을 과시하듯 강경 일변도로 대처함에 따라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추장관이 현 정부에 대해 부담이 되는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렬총장의 검찰에 대해 검찰개혁을 부르짖으며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과 인사권을 통해 검찰을 통제함에 따라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사건을 유야무야시키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검찰 수사 착수 소식에 대해서는 “아이가 굉장히 많이 화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언론에 미주알고주알 나가는 걸 보면 검언유착이 심각하구나 감탄하고 있다”고 하는 등 시종일관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해 자신을 음해하는 듯한 행위로 대처하였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작금의 이 사태를 추장관의 자업자득으로 보고 있다. 과거 추장관이 이회창 대표 아들 병역면제 의혹,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 보직특혜 의혹에 대해서 어떻게 공격하였던가를 반추하면 야당의 공세에 대한 추장관의 대응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또한 추장관을 지원하기 위한 여당 인사들의 발언도 오히려 국민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대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 갔으니 상을 주어야 한다”는 발언은 가지 않아도 될 군대를 갔으니 복무에 특혜를 주어야 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고,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압력에 있어서는 “결과적으로 선발되지 않았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말은 법에 미수죄(未遂罪)가 왜 있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인사를 국민의 대표로 모시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가슴이 답답하다. 아첨도 적당히 해야 애교로 봐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지지부진하던 추장관 아들에 관한 사건은 정치 쟁점화됨에 따라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이고 국민들은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볼 것이다. 추장관은 자신의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병·휴가 문제에서 미복귀 당시 보좌관 전화의혹,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압력 의혹, 의정부 자대 용산 변경 청탁 등으로 확산된 지난 7일 자신의 아들과 관련한 의혹 제기를 ‘검찰개혁 흔들기’라는 정치 프레임으로 몰고 가면서 ‘보고받지 않겠다’ ‘검찰개혁에 매진하겠다’라고 하였는데, 일각에서는 관련 수사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서도 애초에 권한 밖의 일로 하나마나한 소리를 했다는 비판이 더해지고 있다. 진실은 검찰의 수사 결과 밝혀질 것이지만 부디 엄마 찬스가 아니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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