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약 만들다 “펑”…화약의 우연한 발명
불로장생 약 만들다 “펑”…화약의 우연한 발명
  • 김종현
  • 승인 2020.09.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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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노벨상을 품자 - (30) 노벨화학상
빛과 소금 그리고 화학
빛, 광합성작용 바탕 유기물 생성
소금, 무기화합물 나트륨 등 제공
바닷물 속 나트륨이온 이용
해수전지·소듐이온전지 등 생산
연금술의 기원, 동양의 ‘단’
中 진시황 “불로장생 약 만들어오라”
각종약초에 유황·비소 등 혼합 실험
650년 경 ‘화법연단’ 도중 화약 발명
노벨상-빛과소금
빛과 소금은 화학작용의 기본으로 지구촌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림 이대영

◇ 태초에 빛과 소금이 있었나니!

신·구약성경에 나오는 ‘빛(light)’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창세기 “빛이 있어라 하시니 빛이 있었다.”라는 구절에서 시작해 25번이나 나온다.

빛이란 “아침의 상쾌한 빛줄기는 새들을 깨우고 노래하게 하며,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어둠을 벗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생동감을 갖게 해줍니다.”라는 말처럼 지구촌 모든 생명체에게 의미를 준다.

사실 화학에 있어서 빛은 생명체의 광합성작용(photosynthesis)을 가능하게 해 : i) 탄소동화작용(carbon dioxide assimilation)으로 각종 유기물을 생성시켰으며, ii) 태양광 에너지의 각종화학작용으로 모든 생명체의 생존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빛으로 생명유지를 하고 있다. 심지어 고등동물 영장류 인간이 오늘날까지도 식물처럼 광합성작용으로 비타민 D를 생성할 수 있다.

다음으로 소금(Salt)이란 단어는 성경에서 다양한 의미(기능)으로 40여회나 나오고 있어, i) 무기물로 생명체를 유지하는 기능(외경 시락서39:36), ii) 생선이나 고기를 썩지 않게 방부제로(외경 바룩1서6:28), 소금의 짠맛(saltness)을 내는 물질(욥6:6), 제 모습을 드려내지 않고, 녹아짐으로 맛을 더하며, 동시에 치료제로(sabbath 6:5),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하는 세척제로(에스겔16:4), 순결한 제물과 함께 뿌려졌던 물질(레위기2:13) 등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의미로는, 선지자 엘리샤(Elisha)가 3천년간 번창했던 도시 예리고(Jericho)에 들렸을 때에 지역주민들이 “이 성읍은 지리적 위치가 좋아서 번창해 왔는데 최근 물이 나쁘더니 물산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이곳을 떠납니다.”라고 불만과 토로를 들었다. 이에 대한 치유방안으로 “소금 한 사발을 원천 샘에다가 부었다.”는 비유에는 단순 소금(salt)이 아닌 정치적·사회적 대변혁(social grand revolution)의 캠페인을 말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고구려 제15대 미천왕(美川王,재위시기300~331)은 어릴 때에 소금장수였다. ‘소(牛)를 팔아서 사는 황금(鹽卽以重, 牛賣得金)’이란 의미에서 소금(牛金) 혹은 우금치(牛金値)라고 했다. 당시 사회에서는 소금장수란 사회적으로 재정력(財政力)과 정보력(情報力)을 동시에 장악할 수 있었기에 국왕으로 옹립되었다. 미천왕이란 소금이 나던 미천(美川)에서 소금장수로 국왕이 되었다가 죽어서 그곳 언덕에서 잠들고 있다. 고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복자들은 소금밭(鹽田)부터 장악했다.

한편, 소금은 지구촌 생명체인 동물·식물이 생존 혹은 진화하는데 필수적 무기화합물(inorganic compound)인 나트륨과 염소를 제공한다. 즉 생화학(biochemistry)에선 동물의 생명체 유지에서 i) 뇌의 각종작용(기억, 계산, 상상 등), 세포내 압력유지(모세관, 삼투압, ATP펌핑 등), 혈압조절, 심장박동, 신경뉴런의 신호전달 등이 나트륨이온에 의해서 작동된다. 특히 인체에 있어 소화란 음식물 속 소금에 물이 더해져 나트륨(Na)과 염소(Cl)로 분해(加水分解)함으로써 나트륨이온이 되고, 염소(Cl)는 위산(鹽酸)이 되어 소화작용와 살균작용을 한다. 세포내의 압력조정은 ‘나트륨-칼륨 펌프작용’에 의해서 이뤄진다.

한편 과도한 소금은 생명체에 있어 조해성과 삼투압현상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극약이다. 과거 처첩싸움 등에서 양잿물(NaOH) 자살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최근 산업물리학에서는 바닷물에서 나트륨이온을 이용해 해수전지(seawater battery) 혹은 소듐이온전지(sodium-ion battery)를 생산한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68~1934)는 염소가스(chlorine gas)를 제조했다. 그는 1915년 4월 2일 벨기에 이프르(Ypres) 2차 전투 등에서 염소 독가스를 사용해 100만여 명을 살상했다.

◇ 동양 단(丹), 서양 연금술(alchemy) 그리고 화학

우리는 서양의 연금술(alchemy)에 대해선 누구나 잘 알고 있으나 연금술의 기원이 되는 동양의 선단(仙丹), 연단(煉丹) 혹은 단(丹)에 대해선 지식인들마저 모르고 있다.

진시황제(秦始皇帝, BC 259~210)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위해 불로초(不老草)를 구해 오라는 어명을 내렸다. “그런 약이 있다면 나부터 먹어야지.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먹어야지(藥有先我, 無必造用)”라는 욕망에서 단(丹)이 시작되었다.

기록상 동진(東晋)의 의사이며 화학자였던 갈홍(葛洪 AD 283~343)이 저술한 ‘포박자(抱朴子)’에서 “황금은 불로 태우고 녹여도 절대로 타지 않고, 땅속에 묻어도 화려한 색깔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런 성분을 인간이 가진다면, 이를 3일간 복용해 불로불사의 선인(仙人)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런 발상을 기반으로 단화(丹華), 신부(神符), 신단(神丹), 환단(還丹), 이단(餌丹), 연단(鍊丹), 유단(柔丹), 복단(伏丹), 한단(寒丹)의 9단과 단사, 웅황(雄黃), 백여, 증청, 자석 등 약제(medical compounds)인 구광단(九光丹)을 이용해 심산유곡에서 목욕재계한 뒤에 깨끗한 심신에서 단을 제조하는 무성자단법(務成子丹法)을 개발했다.

이어 북송 말(北宋末) 장백단(AD 987~1082)이 선단술(仙丹術)을 더욱 개선 보완했다. 어릴적 1960년대 시골에서는 각종약초라는 식물화학물질(phytochemical materials)은 물론 진사(鏡面珠沙,HgS), 유황(硫黃), 비소(砒素) 등의 독성금속까지 약제로 이용하는 극약처방을 치료에 사용했다. 흔히 들었던 산제(散劑)로는 홍승단, 백강단 등이 있고, 환제(丸劑)로는 소아회춘단, 지보단, 활락단 등, 정제(錠劑)로는 옥추단, 액제(液劑)로는 화철단 등이 있다. 오늘날 누구나 다 아는 은단(銀丹)은 금연소품으로 이용되며, 최근 동남아여행에서 빠짐없이 쇼핑하는 침향(枕香)으로 만든 공진단(供辰丹)은 수능시험준비생 아들, 딸들에게 먹이고 있다.

그런데 불로장생을 목적으로 했던 연단술(煉丹術) 가운데 불을 이용한 화법연단(火法煉丹)에서 650년 경 우연하게도 화약(火藥)이 발명됐다. 즉 당나라 초기 의술가 손사막(孫思邈, 581∼682)이 ‘단경내복유황법(丹經內伏硫黃法)’에서 유황을 이용하다가 질산칼륨(KNO3, 硝石)과 숯을 배합해 복화(伏火, 黑色火藥)를 발명했다. 배합비율은 국가극비로 입과 입으로 전해졌을 뿐이었다.

이렇게 우연히 흑색화약(black powder)이 발명되어 9세기는 송(宋)나라에서는 화전(火箭), 화통(火筒) 및 화포(火砲)와 같은 무기를 개발했다. 군사용 극비 화약기술은 서양으로 흘러들어가 오스만튀르크(Osman Turks)의 메흐메드 2세(Mehmed II) 술탄은 1453년 5월 29일 대형대포로 동로마제국을 멸망시켰다. 우리나라도 1372년 금강하구 진포(鎭浦)의 진성미창(鎭城米倉)을 공략했던 왜선 500척과 왜구 1만여명을 섬멸하는데, 최무선(崔茂宣, 1325∼1395) 장군은 흑색화약(黑色火藥)을 장전해, 왜구가 육지에 올라오기 전에 원거리 함포전함(艦砲戰艦)으로 섬멸(求艦先之制)했다.

당시 화약비방은 최무선 가문에만 전승하다가 세종 때에 국가에 헌납되었다. 그래서 1448년 신기전(神機箭), 1592년 9월1일 박진(朴晉, 1560∼1596) 장군이 경주탈환용 시한폭탄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를 발명했다. 이런 화학제조비법의 공식적인 공개는 우리나라에선 1698년이다. 역관 김지남(金指南,1654∼?)이 북경의 기밀을 알아내 ‘신전자초방(新傳煮硝方)’을 저술하면서 황금비율 70:20:10 을 밝혔다.

한편 서양의 연금술(alchemy)은 근대적 화학이라고 이해하지만, 과학적 학문이전에 화학, 금속학, 물리학, 약학, 점성술, 기호학, 신비주의, 철학, 점성술 등에서 나온 ‘거대한 힘’의 일환으로 19세기까지 이어온 일종의 학문적 캠페인(scientific campaign)이었다. 어원(語源)은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중국 등에서 흡수되어 나온 “이집트인에게 주는 신의 창조물(alchemet)”이란 뜻이다. 즉 연금술(alchemy)의 어원은 아랍어의 접두어 신(god)이란 뜻의 알(al), 라일강 삼각주에서 나온 검은 것(땅)이란 카메트(kemet)가 결합한 단어다. 철학적 전통은 4천여 년 전에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결합된 ‘황금 만들기 마법(gold-making magic)’으로 형성되었다.

글 = 정경은 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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