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여성 정치인들
대단한 여성 정치인들
  • 승인 2020.09.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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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손혜원 전 의원이 1년 반 실형 선고를 받은 후 “검찰이 내 얘기는 안 들었고 판사도 나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판결 내용이 억울함을 넘어 어이없다”는 말을 했다. 정말 안하무인격이다. 판사는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토대로 피의자의 항변, 증인 등의 증언을 듣고 법의 잣대로 판단한다.

국회의원 신분일 때 손 전의원은 2017년 목포시의 도시재생사업 계획을 미리 파악하여 2019년 1월까지 조카와 남편 명의로 목포 재생사업구역에 필요한 토지 26필지, 건물 21채 등 총 14억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에서 실형선고를 받으면 구속하는 것이 당연한데 판사가 반론권을 보장 한다면서 불구속 한 것을 고맙게 여기기는커녕 판결 결과에 불평을 쏟아냈다. 손 전의원은 대법원까지 가면 3년은 걸린다는 말도 했다. 아주 당당한 그녀를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과 절친한 친구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반론권을 준다면서 그녀를 불구속한 것은 판사의 권한이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반론권이 뭔지 잘 모른다.

법 앞에 평등은 이현령비현령이다. 윤미향 의원이 수사 3개월 만에 검찰에 불려가 비공개로 밤샘조사를 받았다. 피의자 신분인 그의 혐의는 정의연 부실회계, 안성 쉼터 매매 과정 등 횡령, 배임, 기부금·후원금 개인 유용 등이다. 예상한대로 그녀는 피의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정의연이 위안부할머니들을 앞세워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문재인 정부의 대일정책에 최선봉 역할을 한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런 공로로 여당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었다. 검찰에서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윤미향의 독특한 위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등에 가리어 깊이 있는 조사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지경에 처했을 때 삼보일배를 하면서 여성정치인으로 신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을 기억한다. 그 후 여당 당대표를 하는 등 정치적 리더십을 보면서 여성정치지도자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법무부장관이 된 후 그의 정치적·행정적 행태를 보면서 많은 실망을 했다. 조국 전 장관에게 바통을 이어 받자 그녀는 돌변했다. “명을 어기고” “지시를 잘라먹고” “소설을 쓰시네” 같은 치졸한 말이 그녀의 입에서 술술 나왔다.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정부의 한 부처라는 인식을 망각하고 정치적장관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검찰개혁을 내 세워 윤석열 총장이 검찰총수의 역할을 못 하도록 옭아맸다. 그에게 불리한 언론 보도는 가짜 뉴스로 치부했다. 법무부장관의 인사권을 속속들이 활용하여 윤 총장의 측근을 도태시켰다. 또 검찰직제 개편을 강행하기도 했다. 법무부의 직제 개편안에 대해 일선 검사 수 백 명이 “아무 고민이나 연구 없이 만든 조잡한 내용”이라며 반발하고 개편안을 만든 법무부 검찰과장이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검도 ‘국민권익 침해’ ‘반부패 역량 축소’가 우려된다며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녀는 검찰은 4급 공직자만 수사하도록 만들겠다고도 했다. 공수처는 헌법기관인 검찰총장과 검사들 사찰이 목적이고 검찰총장을 건너 뛰어 고검장들이 장관 지시를 받아 일선 수사를 지휘하라는 ‘개혁안’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추장관이 하는 처사를 보면 검찰개혁은 빈말이고 오로지 검찰을 장악하여 현 정권에서 불거진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겠다는 의도처럼 보인다. 추장관은 완전 청와대 윗선의 아바타가 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여성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고 여성 국무위원 수도 많아졌다. 페미니스트를 자부하는 문대통령의 정치철학과 공약실천의 일환으로 여성정치인의 활약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정치인의 부패가 늘어날 때마다 여성이 그 자리를 메운다면 부패도 줄어들고 정치·행정환경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감성적 주장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 나타난 여성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서 더하면 더했지 남성과 비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의 추미애 장관의 수중에 들어간 검찰이 머뭇머뭇 여성정치인을 조사하는 것을 보면 조국 사건을 연상케 한다. 서슬 퍼런 추장관이 아들 문제로 곤혹에 처해 있으면서도 갈 길은 간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단단히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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