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스타트업 딜레마와 기업가의 여정
[배종태 경영칼럼] 스타트업 딜레마와 기업가의 여정
  • 승인 2020.09.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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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이미 만들어진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가들과 달리, 기업가들은 막힌 길을 뚫고, 기존 기술들을 새로운 용도로 적용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기업가들은 기술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있는 미지의 영역에서, 위험을 안고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먼저 실천하는 사람들이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과 보물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기업가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스타트업 창업과 경영 과정에서 기업가들은 어떤 딜레마를 겪게 되나? 그리고 기업가의 여정은 어떤 것인가?



△ 스타트업 딜레마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기업가나 가족들이 부딪히는 첫 번째 딜레마는 ‘스타트업은 위험해서 망하기 쉽다는데,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대신 스타트업을 창업해도 될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창업’ (startup) 딜레마는 기업가가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힐 때 더욱 커진다. 스타트업의 위험성이 크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위험성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크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가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기업가가 추진하려는 사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가 잘 축적되고 준비되어 있다면 그 실패의 위험성은 낮아진다. 아울러 기업가가 사업에서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사업의 실패이지 기업가 인생의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 기업가가 그 실패에서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고 성장하여 그 다음에 다른 사업에서 성공했다면 첫 사업의 실패로 기업가가 실패했었다고 보긴 어렵다.

스타트업의 두 번째 딜레마는 ‘언제 창업하는 것이 좋은 가’ 하는 것이다. 대학생인 자녀가 창업을 하겠다는데, 부모 입장에서 허락해도 좋을까? 이 ‘시기’ (timing) 딜레마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창업해서 성공한 경우도 있고, KFC 창업주 커넬 샌더스처럼 60대에 창업하여 마침내 성공한 사례도 많다. 물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산업에서는 더 젊을 때 창업하는 것이 유리하고, 반대로 시니어 창업이 유리한 영역도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 시점에 사업을 하려는 의지나 동기, 필요한 핵심역량 등을 제대로 갖추었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부족한 자신의 부족한 역량은 팀 창업이나 협력 파트너를 통해 보완할 수는 있다. 창업을 하려는 동기나 역정, 준비가 갖추어진 자녀의 창업은 허락해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라면 실패하더라도 많이 배울 것이고 그 학습은 그 다음 시도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창업하는 것도 새로운 사업이 고객들의 불편과 불만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시장의 수용성을 높여 사업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스타트업의 세 번째 딜레마는 ‘사업 아이디어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거대’ (bigness) 딜레마는 많은 사례들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등 세상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많은 사업이나 혁신을 보면, 초기에는 작은 틈새시장에서 생활에서의 크고 작은 불편을 해결하려고 또는 흥밋거리로 시작한 경우도 많다. 여성들의 가사 노동을 줄이는데 가장 기여한 것은 세탁기이다. 작아 보이지만 중요한 혁신이다. 혁신은 사용자가 본인과 가족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서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작게 시작한 아이디어가 다양한 새로운 생각과 경험, 투자와 연계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반드시 크고 문제를 해결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딜레마는 ‘돈을 버는 것만이 스타트업의 목적인가’ 하는 것이다. 이 ‘사명’(mission) 딜레마는 막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가에게는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창업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긴 여정을 가야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가는 끊임없이 왜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스타트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고, 그 결과로 돈도 벌게 된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만 시작한 스타트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을 받게 된다.



△ 기업가의 여정

기업가의 여정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것에서 출발한다. 달리 보면 사업의 강에 뛰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여러 사업들과 사람들을 만난다. 어떤 기업가에게는 처음 시작했던 사업이 평생의 사업이 되기도 하지만, 많은 성공적인 기업가들은 첫 사업으로 시작한 일에서 실패를 맛보고 여러 과정을 거쳐 마침내 지금의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기업가의 여정에서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면, ‘사명, 사업, 사람’이다. 길을 떠날 때 왜 떠나는지, 무엇을 추구하는 지 명확한 사명과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가는 여정에서 여러 사업을 만나게 되고 추진한다. 그렇지만 특정 사업의 실패가 그 기업가 삶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업의 실패에서 얼마나 많이 배우고 성장하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사업을 할 것이나 의사결정도 사업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사람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기업가의 여정은 홀로 걷는 길이 아니다. 평생을 같이 갈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 여정의 여러 장면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돕고 경쟁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그 여정의 결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욱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기업가의 여정은 그 과정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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