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보다 3배 이상 늘어
기사들 “높은 수수료에도
울며 겨자먹기식” 하소연
배차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
카카오T블루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등은 전국적으로 지난해 말 1천500대 정도던 카카오T블루가 올해 6월 말 9천800대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면허 등록된 택시 총 6천16대 중 약 62%인 52개 법인 3천741대가 카카오T블루를 운행해 대구에서도 지난해 12월 운영 시작 당시 1천여 대가 운행했던 것에 비해 3천 대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 사이에 과도한 수수료 등에 대한 갈등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운송가맹사업 자회사 ‘KM솔루션’은 택시회사에 관리·재무 회계 시스템 등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카카오T블루 택시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제휴 계약 비용 등을 감안한 실제 가맹 수수료는 현재 3.3%다.
대구 택시업계 관계자는 “몇 시간을 기다렸다 겨우 한 명 태워 4천 원 벌어도 거기서 3.3% 수수료를 떼간다”며 “수수료 뿐만 아니라 콜 관리비 3만3천 원도 받고, 앞으로는 가입비도 발생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로선 카카오T의 이용 유무에 따라 수입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카카오T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손님 수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선 카카오T를 이용하는 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또 수입차는 월 기준 운송수입금(월 기준금)의 존재로 인해 기사들의 월급 차이로 이어진다. 지난 2월 임금 협상 과정에서 협의된 월 기준금은 월 400만 원으로, 이를 채우지 못할 시 임금에서 일부 공제된다.
대구 지역의 택시 기사 A씨는 “하루에 같은 수익을 내려면 카카오를 이용해 콜을 받는 쪽이 평일 12시간 일할 때 없는 쪽은 주말에 14시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춘석 대구지역택시노동조합 위원장도 “카카오T 장착 유무에 따라 기사가 받는 급여가 달라진다”며 “카카오가 노사간, 노노간 갈등을 모두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배차 시스템이 콜을 카카오T블루에만 줘서 문제를 부추긴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는 이른바 ‘카카오T블루 배차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갈등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수수료는 기사·차량·운행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따른 사용 비용”이라며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이라 콜을 몰아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