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주범 알고보니 ‘옆동네 공사장 비료’
악취 주범 알고보니 ‘옆동네 공사장 비료’
  • 정은빈
  • 승인 2020.09.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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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고산1동 민가 주민들
열흘간 악취 민원 잇따라 제기
구청 “경산 중산동 도로 개설
경사면에 뿌린 녹생토가 원인”
경산시청 “녹화 작업 끝마쳐
더이상 악취 풍기지 않을 것”
욱수천-가로
14일 대구 수성구 고산1동 욱수천 상류 옆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고산1동은 욱수천을 경계로 경북 경산과 맞붙어 있다.
정은빈기자

대구 수성구 고산1동 주민들이 옆 동네인 경북 경산시 중산동에서 진행 중인 공사 탓에 한동안 악취 피해를 겪었다.

14일 수성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고산1동(욱수동~신매동) 욱수천 상류 주변의 민가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연이어 발생했다. 주민들은 특히 비가 내린 날 축사 냄새와 유사한 악취가 심하게 났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비 올 때마다 냄새가 심해 집에서 창문을 닫고 있어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민원 접수 후 현장을 조사한 수성구청은 고산1동과 맞붙은 경북 경산에서 악취 원인을 찾았다. 경산시청이 중산동에 도로를 개설하면서 도로 옆 경사지 8천200여㎡(2천500평)에 뿌린 녹생토 냄새가 주변 민가까지 확산한 것이다.

경산시청은 중산지 남쪽에 펜타힐즈1로부터 욱수천로까지 이어지는 200m가량 구간의 도로를 건설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중산동 80만5천여㎡ 일대에 시가지를 만드는 ‘중산1지구 시가지조성사업’의 하나다.

시공사는 이달 초 불모지인 도로 경사지를 녹지로 만들기 위해 씨앗을 배포하면서, 잔디가 잘 자라도록 복합 유기질 비료인 녹생토를 섞어 사용했다. 이 경사지는 욱수천을 사이에 두고 총 818가구가 거주 중인 욱수동 아파트 2개 단지와 150여m 떨어져 있다.

욱수천은 고산1동 안산의 저수지인 욱수지에서 시작해 고산3동을 거쳐 금호강 지류인 남천과 합류하는 샛강이다. 이 합류지점 바로 옆인 경산 대평동·대정동에서 분뇨처리장과 하·폐수처리장이 운영 중인 탓에 욱수천 하류 일대는 과거 악취 민원이 반복한 곳이기도 하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수성구지역 안에서는 아무리 찾아봐도 악취 원인을 알 수 없었다”면서 “이달 초에 비가 왔는데 녹생토가 다소 씻겨 내려갔고, 저기압에 따라 공기가 가라앉으면서 주민들이 냄새를 심하게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이제 환경기초시설로 인한 민원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성구청은 악취를 유발하는 공사를 하기 전 작업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릴 것을 경산시청에 요청했고, 경산시청은 이를 시공사로 전달했다. 경산시청과 시공사는 예정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 녹화작업을 마쳤다.

경산시청 관계자는 “녹생토를 뿌린 표면이 마르기 전에 냄새가 났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녹화 공사를 완료해 더는 냄새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 측은 “공사 중간에 주변의 수성구, 경산 아파트 주민들에게 ‘잠시 냄새가 날 수 있고 2~3일 안에 사라진다’는 내용의 안내지를 돌렸다”면서 “지금은 냄새가 나지 않는 상태며, 이후로는 유기질 비료를 쓰는 작업이 없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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